머리 쭈삣한 경험담.

믓믓시엘 작성일 16.08.26 13: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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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저도 제 인생에서 머리 쭈뼛했던 일을 적어봅니다.

 

중학교 시절 (1994년쯤?) 이야기 입니다.

당시만해도 제가 살던 지역은 2층주택이 대부분이고 높아야 3층(1층 가게, 2~3층 주거) 건물이

다였습니다. 아마 가까운곳에 공군 비행장이 있어서 그랬던 모양이죠.

 

당시 주택들 건물벽을 자주빛깔의 벽돌로 많이 지었는데 (무광  아닌 유광 자주빛)

다들 비슷한 구조에 비슷한 색깔의 2층 주택이 골목골목 길을따라 쭈욱 지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가로등은 전부 오랜지빛...밤에 가로등이 켜지면 주택 벽들의 색깔은 더욱더 짖어졌죠..

 

어느날 학원을 마치고 집에가던 길이었습니다.

당시 큰길은 가로등이 많고, 사람도 많았지만 큰길을 따라가면 집까지 돌아가야 했고

중간에 좁은 골목으로 빠져서 가로질러 가면 좀 더 빨리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좀 어둡고 인적도 별로였죠. 아이들이 놀만한 공터도 없었고 어른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할 그런 곳이 없는 그냥 길따라 주택만 쭈욱..

 

밤 10시 무렵 인적도 없는 골목길에 자주빛 (가로등 불빛땜에 검붉은 핏빛 같은 ;) 주택가를

지나려니 뭔가 오싹한 기분이 들더군요...그냥 기분이려니 하고 가는데 가로지는 골목을 반정도 지났을까...

눈앞에 왠 한복을 입은 할머니가 저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검붉은..마치 주택가 담벼락과 비슷한 색깔의 한복을 입고 머리를 뒤로 묶어

비녀 같은걸 꽂은 할머니를 말이죠...

 

조금 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할머니를 보고 난 후 발걸음을 천천히 해도 그 할머니가 워낙 천천히 걷고 있어서

도저히 추월을 안하곤 안되더군요...그래서 이왕 추월하는거 빠르게 지나가자 싶어서

발걸음 속도를 높여 옆을 휙 지나가려는 그 순간..

 

 

할머니 : 학생.....

 

순간 온몸이 찌릿하면서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옆으로 지나치는 그 순간 정확히 저를향해

돌아보며 절 부른거였죠...

 

그래도 누가 아는척 하면서 부르면 그냥 지나치진 못하는 성격이라 걸음을 주춤주춤하며

 

저 : 네??

 

하고 되물었죠..

 

할머니 : 이 근처에 빨간집이 어디에 있는지 아나?

 

질문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온통 자주빛 벽돌로 지은 집들...

 

저 : 아뇨...잘 모르겠어요..;;

 

할머니 : 그래...? 흠...

 

할머니가 아무런 말씀이 없길래 전 가던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일직선으로 뻗은 골목길 끝에 큰 도로와 만나는 부분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저기까지만 얼른가자 싶어 평소보더 더 빠른 걸음으로 골목끝에 도착해서 돌아보니 할머니가 안보이더군요...

 

제 생에 가장 쭈뼛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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