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야마다 할아버지

금산스님 작성일 17.10.10 10: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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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나온 초등학교에서 떠돌던 이야기란다.

그곳에서는 6학년 때 임간학교라고, 관광지와는 동 떨어진 시골로 가곤 한단다.

 


그날 일정은 낮에는 등산을 하고,

밤에는 담력시험을 하는 전형적인 것이었다.

 


초등학생들이 선생님을 따라 산을 오르고 있는데,

길 옆에 있는 바위 위에 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몸은 길 반대편으로 향하고, 얼굴만 돌려 싱글싱글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웃는 얼굴은 가면을 닮아 무척 상냥해 보였다고 한다.

 


예의 바른 학생 하나가 그 곁을 지날 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했지만 노인은 대답 없이 그저 웃고 있을 뿐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보니, 노인의 다리가 무릎 아래까지만 보이더란다.

그 아래는 희미해서, 반대편 경치가 비쳐 보였다.

 


하지만 낮이고 주변에 친구들도 잔뜩 있다.

다들 그저 기분 탓일거라 넘어가,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밤.

담력시험이라고는 하지만, 초등학생들이 하는 것이니만큼 별다를 건 없다.

선생님과 함께 숙소 주변 어두운 길을 슬렁슬렁 걷는 정도였다.

 


하지만 도시와는 달리 빛도 없고 어두운 시골길,

학생들은 충분히 겁에 질려 있었다.

 


대충 한 바퀴 돌고, 숙소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밭 너머,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저게 뭐지?]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라보는데, 그 빛이 천천히 평행이동해,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어느 정도까지 거리가 줄어들 무렵, 누군가가 외쳤다.

 


[낮에 본 할아버지야!]

낮에 봤던 노인이 얼굴에는 변함없이 미소를 띄운채 희미한 빛을 내며,

보이지 않는 다리를 움직이지도 않은 채, 말 그대로 스르륵 다가오고 있던 것이다.

 


어떻게 겨우 모두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학생들의 동요는 멈추질 않았다.

 


결국 다음날 선생님들은

근처 절에 상담해 다같이 불제를 받았다고 한다.

 


숙소에서 식사를 만들어 주던 그 동네 아줌마들은,

할아버지의 특징을 듣자마자 입을 모아 말했다.

 


[그거, 야마다 할아버지잖아!]

야마다씨라는 건 주변에서도 유명한 손자바보 할아버지였다고 한다.

하지만 애지중지하던 손자가 불행히도 일찍 세상을 떠난 후, 정신을 놓아버렸다고 한다.

 


어린 아이가 보이면 [아이고, 우리 손주. 왜 이런데 있어.] 라고 말하며

마음대로 데리고 돌아오는 일이 몇 번이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에게 해코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내내 온후한 성격의 할아버지였기에

다들 불쌍히 여길 뿐, 경찰에 신고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죽고서도 손자 생각을 못 잊나보네..]

아줌마들은 눈물지었다.

 


그 사건 이후, 임간학교에서는 담력시험이 사라졌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악령도 아닌데, 굳이 담력시험을 없앨 필요가 있나 의아했다.

 


하지만 아내가 말하기로, 거기에는 뒷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

학생들이 들어갔는지 확인하려 밖에 남았던 선생님은 노인을 확실히 보았다고 한다.

 


[학생들은 모두 상냥하게 웃는 얼굴이었다고 했지만, 나한테는 완전히 광분해 날뛰는 것처럼 보였다고..]

도대체 어느 쪽이 할아버지의 본심이었을까?

지금도 그 초등학교에서는 유명한 괴담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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