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도서관 아르바이트 하면서 겪은 오싹한 경험

MC레이제2 작성일 18.04.30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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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 맘 때쯤 저는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시기가 애매해 3개월간 학교 도서관 행정인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일을 시작한 곳은 도서관 꼭대기층에 위치한 '멀티미디어실'이었는데 흔히 그냥 전자열람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 전자열람실 좌측 복도 끝에는 '상영실'이 있었는데 작은 영사실과 빔프로젝트, 50여석의 좌석을

갖춘 나름 그 당시엔 괜찮은 최신식 영화관이었습니다.

 

주로 학교 행사에 관한 소개나 취업프로그램 진행, 강연, 세미나 등을 위한 장소로 이용됐고 오후 한가한 시간엔 내부에 있는 작은 영사실을 통해 DVD를 틀어주는 장소였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겪었던 소름끼치는 경험에 대해 풀어보겠습니다.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하던 날 오전 아르바이트 친구가 저에게 농담반 진담반, 그러나 좀 오묘한 표정으로

 

"오빠, 오후타임 때 상영실 정리하다가 뭔가 소름끼치면 그냥 빨리 나오고 문잠그세요" 라고 하는 겁니다.

 

전 당연히 뭔소린가 했지만 첫날이고 이 친구와 친해질 틈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죠..그리고 그 날 오후 4시쯤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멀티미디어실에도 학생들이 드문드문 앉아있었고 퇴근이 한 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아 상영실을 청소하려고 했습니다.

 

그날 그 곳의 오후 일정은 없었고 오후 2시 반부터 틀어놓은 DVD영화도 거의 끝나간 시점이었습니다.

 

문을 살짝 열고 어두컴컴한 영사실 내부를 들여다보니 좌석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불을 켜고 DVD 플레이어를 종료시키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실 전체 조명을 켜기 위한 스위치가 모두 영사실 안에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어둠에 익숙하지 않은 시야를

더듬거리며 영사실 문을열었습니다.. 아니.. 열려고 했는데 열리지 않았습니다..

 

"뭐지? 안에서 잠긴건가?"

 

하지만 첫날 오리엔테이션 때 분명 상영실 안 영사실은 밖에서 잠그는 구조였기 때문에 안에서 문이 잠긴다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문고리를 잡고 조심스레 돌려봤는데 역시 돌아가지 않고 꽉 잠겨 있었죠

 

이쯤되니까 당황스러운 것도 당황스러운거지만 좀 그렇더라구요 가뜩이나 어두워 앞도 잘 보이지 않는데 영사실 문까지 말을 듣지 않으니까 마치 어둠속에서 누가 날 놀리는 듯한 기분도 들고..

무엇보다 낮에 오전알바 친구가 했던 말도 생각이 나서요...

 

그냥 첫날이라 놀리면서 친해지려고 한 거짓말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장난으로 넘기기엔 너무 꺼림칙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분명 제 귓가에 이런 노래가 들렸습니다.

 

"별..들..이..소곤대는...홍..콩의..밤...거..리"

 

정확히 이 멜로디였습니다.

 

어떤 여자가 흥얼거리듯 울리며 들리는 이 소리는 분명 제가 잘못들은 게 아니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노래는 홍콩아가씨라는 제목의 좀 오래된 노래더라구요)

 

근데 이 목소리가 되게 부자연스럽고 엄청 가늘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이 낸다고 했을 때 여자들중에서도 그야말로 아주 가늘고 고운 미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내기 어려운

그런 목소리....

 

아무튼 뭐가 어찌됐든 그런 노래가 그것도 그런 장소에서 그런 상황에 들린다는게 너무나 소름끼치도록 무서웠죠

 

전 진짜 복학생 체면이고 뭐고 으악 소리를 지르고 영상실 문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 땐 진짜 무조건 밝은 곳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죠~

 

몇 없던 멀티미디어실 내부 학생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그런걸 의식할 필요가 없을정도로 공포스러웠습니다.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고.. 잘못들었다고 마음속으로 몇번을 되뇌이고 오후에 사서분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얼마 뒤 사서분이 오시고 전 자초지종을 설명한 다음 함께 영상실로 들어갔습니다.

 

영사실 문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적으로 열렸고 다 돌아간 DVD 플레이어 기계음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습니다.


사서분은 뭐 잘못 듣고 착각한 것 아니냐고 웃으며 넘겼지만 저는 분명히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오전 알바가 했던 말의 의미를 알게 됐죠


제가 일하기 전 두 명정도 알바생들이 거쳐갔는데 모두 하나같이 그 영상실 안에서 이상한 경험을 했다는 겁니다.


첫 알바는 저처럼 영상실 뒷정리를 하러 들어갔다가 갑자기 출입문이 쾅 소리가 날 만큼 닫기더니 안에서 아무리 열려고 애를 써도 열리지 않아 소리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쳤는데 밖에선 들리지 않는것인지 아무도 오지 않았고 그렇게 한 참후에야 교직원에게 발견돼 그곳을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방음장치가 돼 있긴 하지만 바로 옆에 PC를 이용하는 학생도 제법 있었는데 정말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쳐도 아무도 그 소릴 못들었고 결정적으로 그렇게 갇혀있는 동안 이상한 여자 흐느낌 같은 소리도 들었다더군요.


두 번째 알바역시 문과 관련된 이상한 일을 겪고 일주일만에 일을 관뒀는데 그 대타가 바로 저였던 거죠...


오전 알바 친구 말로는 그 두 번째 알바역시 그런 와중에 어떤 여자 목소리 비슷한걸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까지 듣고나니 정확한 사연은 모르겠지만 그곳에 분명 뭔가가 있다는 생각에 저도 많이 꺼림칙했지만

그나마 3개월 단기알바였기 때문에 기한은 다 채우고 일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다만, 마지막 영상실 정리는 항상 사서 직원분이 오고나서 같이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솔직히 좀 비슷한 사례가 있다보니 직원분께 정확한 내막이나 그 전에 있었던 더 다양한 사례들을 듣고 싶었지만 애써 웃음으로 무마하려는 태도도 그렇고 어차피 일도 끝난 마당에 굳이 캐내는게 그래서 결국 그 일은 그렇게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전 복학 후 학교 졸업하기까지 절대 그 멀티미디어실 영상실쪽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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