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한순간이군요.. 전부 부질없는 짓입니다. ㅠㅠ

idjss 작성일 07.09.09 23:13:12
댓글 12조회 742추천 1

먼저 배경 설명부터 드리겠습니다.

 

전 20대 후반, 이제 갓 회사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회사 다니기 전, 바빠지면 더 이상 연애에 신경을 못 쓸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년전 처음보고 안면만 트던 그녀에게 한번 만나자 했고 좋다고 하여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그녀는 한살 연하이며 약간 낯가리지만 친해지면 재미있을 거같은. 이성보다 동성친구들과 잘 노는 타입입니다.

 

매일 집에 데려다 주고, 하다가 만난지 일주일 쯤.. 고백했고, 그녀도 응했습니다.

 

전 날아갈 듯 기뻤죠. 정말로요..

 

미팅이나 소개팅 같은 자리가 아니라, 제가 오랫동안 생각해오고 좋아서 말 걸고.. 그렇게 시작한 사랑이니까요..

 

매일 데려다주고, 휴가때 그녀가 지방으로 내려갔을 때 직접 데리러도 가고. 멀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휴일이면 공원도 놀러가고..

 

 

 

 

그렇게 3주쯤 지났습니다.

 

제가 원래 편한 상대랑 있으면 말 재밌게 하는데.. 그녀는 너무 소중하게 생각되어 편하게 할 수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재미없게 했나봐요. 그녀 일도 늦게 끝나서 매일 피곤해하고..

 

그녀 직장에 회식이 있던 날, 회식전에 잠깐 보려고 했는데 같이 일하는 언니와 같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그 언니분 쇼핑하는데 이리저리 왔다갔다 따라다녔어요.

 

그 자리가 좀 어색하여 제가 말도 거의 안하고.. 그게 언니분한테 좀 안좋게 보였나..

 

하튼 회식시간이 되어 전 다른곳으로 가고 그녀는 회식에 갔죠.. 그날 한 세시까지 있었나봐요.

 

 

 

 

다음날이 그녀의 휴일이고, 전 회사출근하는 날이라 갔죠.

 

회사에서, 오후 두시쯤 전화해보니 자고 있데요. 다시 자라하고 끊었죠. 두 세시간후 다시 전화했어요.

 

이따가 여기로 올 수 있음 오라고, 한시간 이따 피곤해서 안나가겠다고 문자왔어요.

 

그때부터 왠지 이상했죠. 문자도 씹기 일쑤고, 다음날은 일 끝났는데도 연락없고..

 

그러다 어제 주말이라 잠깐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전 굳이 요즘 이상하다는 말은 안하고 그냥 평소대로 행동했죠.

 

그녀에게서 살짝 피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상관안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피곤하데서 일찍 보내줬죠.

 

그런데 집에 들어가는 길에 문자가 온겁니다. 너와난 안 맞는거 같다 미안하다 이렇게요.

 

급히 전화해봤지만 안 받데요. 그래서 바로 갑자기 왜이러냐 얘기좀 하자 문자를 보냈어요.

 

 

 

 

 

그리고 다음날...

 

어젯밤에 문자로 이별을 통보받고.

 

너무 일방적이었기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직 늦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잡으려 했습니다.

 

어제 좀 충격을 받았는지 잠도 설치고 몸살 감기까지 걸렸네요..

 

오늘 하루 종일 쉬면서 약먹고..

 

그런 도중에 그녀에게서 미안한데 정말 안되겠다 이런 문자가 온거에요.

 

전 더이상 때를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 그날 바로 만나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어젠 전화도 안 받았지만.. 내가 도저히 이대론 안되겠다고 하고 끝나고 잠깐 보자 문자했죠.

 

 

 

그리곤 바로 그녀 생각하며 공들여 편지를 썼습니다.

 

간추려보면,

 

너에게 어렵게 다가갔고 지금도 많이 좋아하며 앞으로도 잊지 못할거 같다

 

나는 이미 너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 너무 챙겨준게 부담스러웠니 뭐가 널 힘들게 했니

 

난 언제까지나 기다릴거다.

 

이런 내용입니다.

 

손이 거칠어지기 쉬운 직업이기에 핸드크림도 하나 사서 편지와 같이 담았어요.

 

 

 

결국 만났습니다. 잠깐 걸어서 조용한 개천쪽으로 가서 말을 꺼냈습니다.

 

언제부터 맘이 떠난거냐고.. 미안하단 말은 하지 말아달라고. 나한테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해주어 고맙다고 했죠.

 

그리고 난 널좋아하는 마음 변치 않을거고.. 포기도 안 할거라는 말도 했어요. 이건 괜히 했나 싶기도 하지만..

 

막상 하다보니 주저리 늘어놓게 되더군요.

 

그치만 그녀는.. 저를 이성으로는 보기 힘들다더군요. 지내보니 친구로 남는게 좋을 것 같다고..

 

 

 

 

그냥..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전해주고 왔습니다..

 

아.. 잡생각이 다 나네요.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어질어질 합니다..

 

전 좋아 죽겠는데..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ㅠㅠ

 

그나마 다 털어놓고나니 좀 나아지긴 했는데.. 좀 괴롭네요..

연애·결혼·육아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