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맞네요.

타이탄보이 작성일 10.07.08 02: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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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6살 된 서울남입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사귄날은 900일이 좀 안되니까 길다면 긴 연예기간을 가진셈이구요.

여자친구는 같은 과 후배였습니다. 제가 군대가기전, 즉 3,4 년전에 좋아했었는데 그땐 흐지브지되서 망쳤고..

군대 다녀와서 즉 , 2년전쯤부터 이 후배랑 다시 연락을 하게 되고 하면서 서로 좋은감정이 생겨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각자마자 특색이 있으시겠지만, 전 여자친구를 자주 만나는걸 싫어하는 편입니다.

제 생활이 특별히 바빠서도 아니며, 자주 만나면 사랑이 식을까봐 이런 구차한 이유도 아닙니다.

그냥 많이 만날 필요를 못 느낄뿐이고, 연예초기엔 이런 이유로 인해서 갈등도 많았지만 후에 여자친구도

이에 적응해서 일주일에 많아야 2번, 보통 1번 정도를 보면서 지내왔습니다.

 

여자친구가 적응한건 200일정도가 넘었으니, 그런식으로 사귀어온것도 2년 가량이 되어가는 듯 해요.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일주일에 1번정도를 보면서 남부럽지않게 좋은 만남을 가졌고

항상 즐거웠습니다. 성격도 너무 잘맞았고 자주 다투곤 했지만 서로 성격이 성격인지라 심한 말은 하지 않은채

서로한테 상처주지 않으려도 노력도 많이했고, 그 결실로 큰 다툼없이 알콩달콩 잘 사귀었습니다.

 

대략 3달전 정도에.. 여자친구는 졸업을 했습니다. 제 후배라곤 하지만 1학번 차이였고 전 군대를 다녀왔기에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먼저 졸업을 해서 사회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취업을 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죠. 전 이제 졸업을 앞둔 4학년으로서 학교생활에 매진했구요.

 

이때부터인가 싶습니다.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게 말이죠.

일주일에 1번 정도를 보던 것이 2주일에 1번 보게 되고.. 급기야 한달동안 1번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떄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어요. 사귀던 도중에도 여자친구가 중국에 잠시 다녀오면서 2달 가량

못본 경험도 있었고, 전혀 문제가 되질 않았었습니다. 여자친구도 아마 그러했을 것이고 저 역시 1달정도에

1번을 보는 기간을 가지면서 특별히 상대에게 정이 떨어지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1달만에 만난 자리에서 전혀 어색함도 없었습니다. 여자친구도 그러했고, 다만 너무 오랜만에

만난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것뿐이였고 .. 사귀는 사이에 문제가 생길 그런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점점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사귀는 동안 내내 주로 먼저 만나자고 하고

자주 만나지 못할때 불만을 표출하는 것도 여자친구 쪽이였습니다. 전 일이나 공부때문에 피곤해하면서도

여자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흔쾌히 나가서 만났구요. 하지만 제가 먼저 만나자고 한것은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가 일을 하면서, 일이 그렇게 힘들진 않았지만 첫 취업이라는 중암갑과 선생이라는 분야 특성상

일을 쉬는 주말에도 항상 공부를 해야 하고 .. 뭐 이런점이 맞물려서인지 여자친구도 절 자주 만나는 것에

대해서 부담이 생긴겁니다. 만나기 귀찮아진겁니다. 1달동안 딱 1번을 봤을땐 전혀 문제가 되질 않았는데

그 이후부터 문제가 되더군요. 어느샌가 저도 그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1달동안 1번을 보고, 그 이후 또 1달만에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했죠.

요즘 우리 관계 너무 심각한 것 같은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이죠. 평소에 그나마 여자친구쪽이 만나자고 해서

어느 정도 만남의 횟수가 유지되었던 것 같은데, 이젠 여자친구쪽에서도 만나잔 제의를 안하니 서로 뭐

만나잔 말 없이 한달이란 기간이 펑펑 흘러가버린 겁니다.

 

지금까지 사귀면서 항상 여자친구가 그래왔다고 생각하고, 이번엔 제가 바뀌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먼저 연락을 주로 하고, 최대한 생각날때마다 연락을 하고 가끔 만나자고 말도 많이 건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은 건지, 만나잔 말엔 내색은 하지 않지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귀찮음..  부담스러움..

싫단 말은 대놓고 하지 않아도 내일 출근해야 되서 오래 만나긴 좀 힘든데 .. 뭐 이런 대답들을 들으면서

생각보다 관계가 심각해졌음을 느끼게 되더군요

 

진지하게 물어봤습니다. 지금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말이죠.

예전같지 않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그리운 것도 사라졌고, 몸이 멀어진다고 마음이 멀어질줄 몰랐는데

정말 이렇게 될줄 몰랐기에 미안하다고 말하더군요.

뭐 어쩔 수 없었고, 제 잘못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작 제가 생각을 바꿨어야 했었습니다. 진작 제가

먼저 만나자고 제의를 하고, 심지어 여자친구가 좀 귀찮아해도, 제가 집앞까지 찾아가서 1시간만 보고

다시 되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의 주기는 맞춰가며 만남을 유지했었어야 했습니다.

여자친구와 저의 사이에 너무 깊은 과신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고작 1달이란 시간에 마음마저 멀어질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 이런 생각이 지나쳐가면서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여자친구의 의견을 물어보았고, 그 의견은 그저 미안하다 뿐이였습니다. 무조건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다시 한번 노력해보면 우리 잘될수 있지 않겠냐고. 서로의 변화가 필요하겠지만 지금의 너가 변화하기

부담스러운 시기라면 내가 좀 많이 변화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둘은 헤어졌고, 나름 오래 만났던 여자친구라 그런지 힘들기도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대략 3일이 지나고,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여자친구와 싸우지도 않았고 죄를 짓지도 않았어요. 바람을 핀것도 아니구요. 여자친구 또한 마찬가집니다.

차라리 납득이라도 할만한, 다른 더 좋은 남자가 생겼다는 그런 이유도 아니였습니다.

나름 무시할 수 없을만한 긴 시간을 함께 했고 정말 행복한 추억도 많았고..

물론 평생 갈거라는 희망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헤어지는건 인정할 수 없었어요.

 

1달이란 기간동안 서로 만남이 뜸해지다보니 마음도 멀어졌고, 그래서 헤어지자.

전 이걸 납득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다른 이성에게 마음을 뺐겨 헤어져야 했다면 더 비참하고 더 열받았을테죠.

물론 그런 이별이유를 원했었고 그런 이유여야 납득할 수 있다는건 아닙니다만..

그냥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이건 아니다. 이 생각뿐이였습니다.

 

 

결국 연락을 해서 만났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잡았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하구요.

제 경솔함에 미안하다고 말하고, 다시 한번 해보자고 말했습니다. 정말 잘해볼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고 말하면서.

여자친구는 계속 울더군요. 여중, 여고를 거쳐서 남자 한번 못만나본 순둥이입니다. 처음에 사귈땐

이자식 같은 말도 못 담을정도로 순진했던 애였는데 절 만나면서 많이 성격도 변했습니다.

많이 독해졌네 .. 이녀석    이런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헤어지는 순간이 되니 옛날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자긴 나름대로 좋은 결말이라도 생각했는데 너가 이러면 너무 미안하다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되면서

울기만 하더군요. 참 그렇게 울어대니까 대답해달라고 재촉하기도 뭐한게,

사실 앞의 말을 들으면서 마음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챘습니다. 여자친구는 3일전의 이별이 마음에 들었던겁니다.

미안한게 세상에서 가장 싫다고 말하는 여자친구는, 지금 제가 잡아서 흔들리는 이딴 감정은 없고,

그냥 단지 저한테 미안한게 다였더군요. 그냥 마음은 이제 아닌데, 제가 이렇게 잡고 매달리니 그게

너무 미안한 겁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더군요. 3일전 이별을 겪으면서까지 여자친구 탓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너무 화가 났습니다.

비참하기도 했구요. 저도 여자친구를 사귈때 초에 용산에서 배달을 한적이 있습니다. 하루에 12시간 가량을

짐을 지고 걸어다녀야 하는 중노동이였죠. 당시에 여자친구는 제가 일이 밤 8시에 끝나도 보러 오라고 칭얼대고 했는데

정말 12시간동안 프린터나 모니터 캐리어에 끌고 용산 돌아다니면 집에 가는 일 자체도 나중엔 중노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노력했는데 ... 고작 아침 9시에 나가서 저녁 5시면 퇴근하는 이딴 일때문에

내가 만나자고 한 걸 그렇게 거부한거냐. 그게 지쳤단 이유냐. 대체 나도 나지만 넌 노력한 것이 무엇이 있냐.

마음에도 없는 말도 많이 나왔고, 결국 화만 내면서 돌아왔습니다.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누가 봐도 깔끔한건 3일전의 결말이였겠지요..

 

 

 

그리고 다음날, 연락이 오더군요. 다시 사귀고 싶다구요.

솔직히 의문이였습니다.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건 확실합니다. 자기 여자친구의 진심도 눈치못챌만큼 바보도 아니고 짧은 시간동안

사귄것도 아니거든요. 확실히 저에 대한 마음이 떠난게 분명한, 그래서 미안하다고만 말하던 애가

갑자기 하루사이에 왜 내가 좋아진거지? 오랜 기간을 사귄만큼 잠시 마음이 멀어졌다가 마음이 돌아올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 하루만에 마음이 바뀔만한 그런건 아니였어요.

지금 다시 해보자는게 내가 좋아져서 그런건 맞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 의무감이나 미안함에 다시 사귀자고 하는건가 ?

 

 

 

고민도 많았지만 불과 전날까지만해도 잡았던 저기에, 여자친구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이것이 1주일전입니다.

나름 잘해보려고 햇는데, 결국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여자 어쩔 수가 없더군요. 옛날처럼 문자도 자주하고 전화통화도 자주하고 하면

뭘하겠습니까. 전화를 해도 할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기만 하고.. 오는 문자는 대부분이 지금 어디에 왔어.

뭐하고 있는중이야. 이런 보고형식의 문자이며.. 만나자고 해도 귀찮아서 만나기 싫은 심정이 다분히

느껴지는 대답.. 혹은 여자친구가 먼저 만나자고 하지만 만나자고 하는 제의에 은근히 담긴.

내가 거절했으면.. 을 바라는듯한 느낌 ..

 

참 사귀던때는 별일도 아닌데 각종 전화로 와서 칭얼대고 이야기하고 맞장구 쳐주길 바라고..

그냥 생각없이 전화해도 별 주제가 다 나오고.. 결국 나도 모르게 2시간 가량 통화해버리고 ..

때로는 귀찮기도 했지만 하나하나가 추억이 되는 그런 좋았던 시절의 연예는 조금도 남아있질 않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여자친구에게 했더니 부정하질 않았고... 결국 그래서 놓아주기로 했습니다.

의무감이나 미안함에 날 다시 만나는거면 그러지 않아도 좋다고. 널 크게 원망하지도 않으니

미안하다고 울고 불고 할 필요도 없이, 네 앞길 잘 찾아서 가라고 말이죠.

제대로 잘 사귀고 있을땐 내가 잘 노력하지 않았지만, 우리 관계 문제가 있다고 느꼈을때부턴

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 그러니 나도 어느정도 만족한다고 말이죠..

 

 

결국 이러니 저러니 탈도 많았지만 결국은 헤어졌습니다.

마음이 없는 여자 다시 잡으려고 했지만 결론은 이러하네요. 잘되서 여기에 자랑글도 올리고

축하해달라는 글을 올렸다면 정말 좋았을뻔했지만..

다행히 많이 힘들진 않습니다. 오히려 정말 힘든건 .. 처음 헤어졌을때가 정말 힘들었어요.

헤어진지 3일만에 다시 잡았던.. 그때 그 헤어짐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뭔가 후련하면서도 .. 크게 힘들진 않습니다.

 

항상 생각해오던거라 실감이 나지 않는것도 아닐텐데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기분은 우울하고 그냥 매사에 의욕이 없는데 .. 잘 극복하고 다시 원래 생활전선으로

돌아가야겠죠. 늦은 새벽에 잠이 오질 않아 글 남기고 갑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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