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피씨방엔 그뇬이 있었다.

데빈 작성일 07.05.21 04: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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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그뇬과의 만남.

 

 

 

 

 

때는 2000년 4월, 집에서 놀고먹는게 죄송해서(사실 부모님께 등떠밀려;;) 동네 pc방에서 알바를 하게됐다.

 

내가 일하던 피씨방은 주변에 나이트, 단란주점, 술집, 모텔 등등 유흥업소가 포진해있던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아가씨들도 많이 왔었다.

 

 

그러다 '그뇬'이 우리 pc방에 들어왔다.

 

 

'캠자리 주세효~'

 

 

자리에 앉은 그뇬은 헤드셋을 쓰더니 엄청난 속도로 떠들어재꼈다.

 

 

'오빠오빠~하이~방가방가~? 꺄아~오빠 하이룽하이룽~? 방가방가~까르르~'

 

 

뭐 시끄러운건 이제 적응이 됐기때문에 별로 신경이 안쓰였다. 하지만 그뇬은 입이 참 dirty했다.....

 

 

 

'야이 씌밸롬아 어디서 ㅈㄹ이야? 뭐?? jot도 없는게? 그래 새꺄 넌 jot 있어 좋겠다? jot만한게 어디서 깝쳐어어어~?!?!'

 

 

아 그뇬 참 욕한번 걸쭉하게 하네.....

 

 

사장한테 얘기를 해봤으나 이미 사장은 포기상태.....

 

 

손님들도 이제는 무시상태였다.

 

 

알바 관둘까? ㅜㅜ

 

 

 

 

 

 

제 2화

 

 

그뇬, 천적을 만나다.

 

 

내가 3개월정도 일하다 우리 가게에 새로운 알바형이 들어왔다.

 

 

체격 묵직, 얼굴 강직, 성격 솔직.

 

 

삼박자 지대루 갖춘 형님이었다.

 

 

어느날 먹튀손님을 잡은적이 있었다.

 

 

 

 

'어흑 잘못했어요ㅜㅜ 여기 오백원드릴께요 ㅜㅜ'

 

 

 

'야이 싀밸롬아 오백원 없어서 튀어?  넌 오늘 세상의 끝을 보여주마 퍽퍽퍽'

 

 

알바형이 들어오고난후 사장과 난 '그뇬'과의 대결을 궁금해했고 손님들도 궁금해했다.

 

 

'아놔 사장님 그러다가 pc방 망하면 어떻게 해요?'

 

 

'응 괜찮아 우리 엄마돈으로 시작한거야 흐흐'

 

 

......개새퀴.....

 

 

알바형은 사장한테 그뇬의 만행을 다 들었는지 항상,

 

 

'아놔 이뇬 걸리기만해봐 그냥 레프트! 라이트! 아놔 그냥 결정타를 먹여버릴테니까'

 

 

......벼르고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사장과 나 둘이서 일하고있는데......그뇬이 왔다...

 

 

어김없이 와서는 캠자리를 달라고 자리에 착석해 시끌시끌시끌시끌.......

 

 

한참 보던 사장이 나에게 구원을 요청......

 

 

 

'아놔 사장님 그냥 사장님이 가시면 안돼요? 저 재떨이도 닦아와야되고 짹짹짹'

 

 

'아놔 야 내가 나이가 몇갠데 응? 짜식아~ 좀 임마 가라면 가면 안되냐~?'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다가갔다.....

 

 

 

 

 

 

 

'저기요 손님도 많은데 목소리 조금만 낮춰주시구요;; 미성년자 같으신데 담배도 꺼주시구요;;'

 

 

 

 

.......씹혔다

 

 

 

몇차례 나와 사장이 떠들어댔으나 그뇬은 한귀로 흘릴뿐.......나도 인간인이상 드디어 빡돌았다!!!

 

 

 

'야! 씨밤 내말 안들려? 담배 끄라고 이 개뇬아아아아아아아~!!!!!'

 

 

 

 

그러자 그뇬 고개를 홱 돌리고 나에게 말했다....

 

 

 

 

'야! 너 그렇게 안봤는데 입 절라 더럽다???'

 

 

 

너만하겟습니까.....

 

 

또다시 몇차례 떠들어댔으나....

 

 

'너 입 절라더럽다? 너 그렇게 안봤는데.....'

 

 

'너 그렇게 안봤는데' 공격으로 나의 혼을 쏙 빼놨다...

 

 

 

 

사장은 안되겠다싶었는지 알바형에게 전화......

 

 

 

 

약 1시간 후, 알바형이 도착했다.

 

 

 

'아놔 야 어떤뇬이야! 어디야!'

 

 

'흑흑 ㅜㅜ 형 쟤좀 때려줘~'

 

 

 

'아놔 야 너냐? 니가 우리 가게에서 유명한 꼴통이라며? 너 오늘 잘걸렸다 너 내가 오늘 세상에서 막을 내리게 해주겠어'

 

 

 

그뇬....겁이 없었던건지 무모한건지.....

 

 

 

'야이 씌발넘들아! 니들이 뭔데 나한테 ㅈㄹ이야아아아아~?!?!?!?!'

 

 

 

 

 

 

 

 

'짜악'

 

 

 

 

 

싸대기 작렬......

 

 

그뇬.....이제 울기 시작한다...

 

 

 

 

 

'흑흑 이 씌발넘들이 너 지금 나 때렸어? 흑흑 아 이 썋것들 다 신고한다! 엉엉~경찰불러!'

 

 

'그래 불러라 불러 겁 안나 불러봐!'

 

 

 

나랑 사장은 쫄아서 뒤쪽에 숨어있기만 할뿐......

 

 

결국 경찰 출두.....

 

 

 

피씨방 손님들은 평소에 조용히 있다가 알바형이 일을 벌려놓자 일제히,

 

 

'아유! 저뇬 저거 저럴줄 알았어! 아주 쌀알세어 밥지어먹을 뇬이여!'

 

 

저런 싹퉁바가지 박쥐같은 새퀴들....

 

 

 

 

 

 

그뇬은 알고보니 '가출청소년'이었다. 돈을 벌기위해 유흥업소에서 일을 했고 짬이 생길때마다 우리 pc방에 놀러왔던것이다.

 

 

집에 전화를 해보니,

 

 

'아 그뇬 내딸 아닌지 오래여요'

 

 

라는 소리를 듣고 경찰과 알바형이 분노하고....

 

 

결국 경찰서에서는 그냥 좋게좋게 끝내고 알바횽과 난 그뇬을 데리고 포장마차로 갔다.

 

 

 

술을 마시며 얘기를 해본결과 이뇬 참 그동안 힘들었던거 같았다.....

 

 

결국 그날이후 그뇬은 우리 pc방 단골손님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음성 화상챗팅은 줄이고 내가 가르쳐준 스타와 알바형이 가르쳐준 리니지를, 담배도 나가서 안보이는곳에서 피우고....

 

 

점점 모범손님이 되어갔다.

 

 

그러다 어느날 그녀와 연락이 끊기고 알바형과도 연락이 끊겼다.....

 

 

 

 

 

 

연락이 끊긴지 1년 후......

 

 

 

 

 

 

'우웅~우웅~'(휴대폰 진동소리임 -_-)

 

 

'여보세요?'

 

 

 

'오빠~나야~'

 

 

 

'아! 너구나;; 야 너 오랫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나야 잘 지냈지~오빠는~?'

 

 

'아 나도 잘 지냈지...아 너 그런데 혹시 성호형(성호형은 알바형임) 뭐하고 지내는지 아냐? 연락이 안돼서....;'

 

 

'성호오빠? 지금 옆에있는데~?'

 

 

'엥?'

 

 

'아무튼 성호오빠가 오빠뭐하는지 궁금해서 전화해본거였어~나중에 시간되면 술한잔하자~안녕~'

 

 

 

 

 

둘이 동거하냐;;;;

 

 

 

 

 

 

 

 

 

 

 

 

 

 

 

 

 

 

 

 

 

뭐 글재주가 없어서 횡설수설했었는데 재미있게 읽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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