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아싸벗어나기

해송월 작성일 13.08.12 02: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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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산다는 게 난감한 이유 중 하나는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는 점일 거다. 하다못해 핸드폰을 사도 초기 세팅법이나 각종 기능의 활용법 등이 담겨있는 사용설명서를 받는데 너무나도 중요한 내 인생은? 아무런 설명서가 없다. 엄청 어려운 경시대회용 문제집을 받아들었는데, 해설답안은 없는 상황이랄까? 


10대 시절까지는 큰 고민이 없을 수도 있다. (물론 이것도 케바케) 대충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살고, 학교 성적 잘 나오면 평타를 치는 셈이니까. 근데 본격적으로 성년이 되고 나면 삶의 무게가 점점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중고딩 때와는 굉장히 다른 성격의 대학/사회에서의 인간관계, 누가 속시원히 길을 제시해 주지 못하는 진로문제, 친구도 모쏠이라 답을 모르는 이성문제 등 남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가 하나 둘씩 쌓여간다. 그런 와중에 잠깐 정줄놓고 게임에 몇 달 몰두 하다가 "아 맞다. 군대도 가고 학교도 졸업해야 되는데.."싶어서 정신을 차리는 순간 꿈도 없고, 비전도 없고, 친구도 없는 잉여인간이 거울 앞에 서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난감한 인생의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급한 불부터 꺼야한다. "대체 어디서부터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을까?"라고 자책만 해서도, 아님 "답 없는 인생 그냥 선풍기 틀고 죽어야겠다"라고 쉽게 포기해서도 안된다. 우선은 '나만 병신인거 같고, 나만 혼자인거 같다'는 극도의 외로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로움'이라는 급한 불을 어떻게 끌 것인가? 아싸를 벗어나서 정상적인 대인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인터넷부처 본좌토'스님'과 함께 step-by-step으로 살펴보자.


의도치 않게 아싸가 되어 버린 사람은 일반적으로 크게 넷 중 하나에 해당된다.

1) 자존감이 낮아서 남 앞에 자신을 드러내길 꺼려 함

2) 눈치가 없거나, 기본 센스가 없어서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함

3) 자신만의 독특한 정신세계가 있는데, 다른 사람은 그걸 이상하다고 봄(ex.씹덕)

4) 경제적/진로적/건강적인 문제가 커서 정상 사회 생활이 어려움(ex.집이 망함)

 

이중에 내가 얘기해 줄 수 있는 부분은 1과 2 뿐일 듯 하다. 

 

1. 자존감의 회복

-> 대인기피에 빠진 이들은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사람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있을 뿐.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걱정되고, 자신이 모습이 자꾸 초라해 보여서 남의 시선 자체를 피하고 싶은거다. 그러다보니 혼자서 컴터 하는게 편한거고... 문제의 근원은 결국 자존감이다. 

 

자존감이란 자아존중감, 즉 자신 스스로를 인정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말한다. 이건 성장과정과 관계가 깊다.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어린 시절에 어떻게 부모/선생/주위 사람으로부터 대해졌는지에 따라서 자기를 바라보는 이미지가 결정되고, 이렇게 형성된 자존감은 별다른 일이 없는 이상 성인까지 쭉 이어진다. (그렇다고 부모 원망은 하지 마라. 오히려 문제가 악화된다) 

 

다행인 것은 자존감은 회복이 가능하고, 또 주관적인 심리상태에 가까운 것이므로 마음먹기에 따라 크게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존감을 올리는 몇가지 팁을 제시할 테니 반드시 실천하길 바란다. 


1) 자위는 상쾌하게! 자위에 죄의식 갖지 마라. 키크고 말고에 전혀 상관없으니 "자위=행복추구권"이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임해라. 현자타임 왔을 때 죄의식을 느끼면서 자책하는 것은 뻘짓 중의 뻘짓이다. 

2)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나랑 상관없는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고, 본인 자신에게만 집중한다. 가급적 과거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도록 노력한다. 

3) 지나친 자아비판을 삼가한다. 완벽주의 기질이 있는 사람일수록, 스스로의 실수에 매몰찬 경향이 있는데 타인과의 대화보다 100만배 중요한 게 자신과의 대화다. 자신을 매일 꾸짖고 병shin취급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존감이 생기고 자신감이 생기겠는가? 스스로의 장점과 잘한 점을 인정하고, 어루어줘야 한다. 

4)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스스로 노력해서 성취하고, 성취감을 느껴본다. 부모나 남이 해주는 것 말고, 스스로 해야한다. 대단한 성취일 필요는 없다. 

5) 규칙적인 운동으로 신체전반의 기분을 업시킨다. 

6) 헤어스타일, 피부 등의 기본적 외모관리를 한다. 기분이 좋아질거다. 

7) 책임전가, 변명, 핑계 등을 대지 말고 자기 인생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주인의식을 갖는다. 부모탓, 집안탓 해봤자 남는 건 패배주의 뿐. 자기연민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잘되도 내탓, 못되도 내탓의 마음으로 살아가자. 

8) 남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지 말고, 내 의사/주장을 해야할 일이 있으면 확실히 하고 넘어간다. 

9)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고, 다 거기서 거기인 도토리 키재기라는 생각으로 열등감을 벗어난다. 남과 비교하지 않음으로서 열등감을 벗어날 수 있다. 

10) 일베/디씨/오유/웃대 등의 온라인 활동을 줄인다. 시간만 잡아먹고, 정신은 하향평준화 된다. 

 

2. 사회적 지능의 계발

-> 자신이 눈치가 지나치게 없거나 센스가 없어서 말실수가 잦고, 오해를 많이 사는 케이스라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1)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내가 저 사람이라면 어떤 기분일까?"라고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생각하면, 상당 부분 예의에 어긋나거나 오해를 살만한 일을 줄일 수 있다. 

2) 혹시 말투나 인상이 지나치게 강한 게 아닌가 따져봐라. 습관적으로 말이 짧거나 퉁명스러운 느낌이 나는 사람, 말끝을 흐리는 사람, 비꼬듯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 자기 딴에는 멋적어서 웃음이 나는데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는 사람 등이 가끔 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3) 사람들이 원하는 건 기본적으로 '존중'이다. 나의 언행과 처신이 상대로 하여금 무시당했다는 기분이 들게끔 하는 건 없는지를 따져본다. 

4) 눈치를 보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눈치 없다는 생각에 눈치를 보려고 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주눅든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다양한 모임 활동을 해보면서 사람 사이의 처신에 대해서 하나씩 배우게 되는 것이니 의식적으로 남의 눈치를 본다고 상황이 빨리 좋아지는 건 없다. 

5) 사람을 많이 만나는 환경에 자신을 넣어본다. 동아리/과모임/학회/취미활동 등의 기회가 있을 때 적극 참여해본다. 


3. 대학생활 아싸벗어나기

-> 대학생활에서 겉돌기 시작하면서 게임이나 일베/디씨 등으로 빠져들어서 막장테크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대학생 독자를 위해 특별히 대학생활 아싸벗어나기를 얘기해본다. 


1) 신입생이면 OT, MT는 필참한다. 초반에 안면을 트느냐 못트느냐는 굉장히 크리티컬하다. 마치 스타할 때 초반에 자원캐는 것이 가장 중요하듯이, 대학생활은 1학년 1학기가 가장 중요한거다. 이때는 공부도 공부지만, 사람들 얼굴 알아놓는 게 가장 중요하다. 

2) 어쩌다보니 과에서 아싸가 되었다면, 동아리를 공략한다. 운동동아리가 사람들과 친해지기 좋고, 보통 사람들이 착하다. 동아리에서 같은 과 친구가 생기면, 그 친구를 통해 과인맥을 회복할 수 있다. 

3) 동아리가 싫으면, 같은 과 사람들이 많이 있을 법한 학회나 독서모임 등에 들어간다. 결국은 과 인맥이 있어야 수업도 같이 들을 수 있고, 시험정보도 얻기 좋다. 

4) 자신이 재수나 삼수를 한 경우, 너무 형으로서 의식을 안하는 게 좋다. 어차피 늙으면 1~2살 차이는 큰 의미없게 된다. 삼수면 보통 형대접 받는데, 상대방이 모르고 반말까면 "내가 삼수했는데 자랑은 아니고 그냥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라고 명확히 얘기를 하는 게 좋다.

5) 과의 핵심인맥을 잡아라. 과대나 붙임성이 좋은 친구 한명만 알아놔도 그 친구가 불러주는 곳 술자리 몇군데만 가면 아싸될일은 없다. 얼굴을 알아뒀다가 마주칠 때, "내가 학교 잘 안다녀서 아싼데, 지금부터 잘 지내보려고 한다. 연락처 좀 교환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6) 아싸로 살다가 군제대해서 인맥이 하나도 없는 경우, 위의 2번 3번대로 한다. 

7) 잘 찾아보면 또다른 아싸들이 많이 있다. 아싸들을 모아서 아싸끼리 친구먹고 수업을 같이 듣는다. 

8) 가급적 발표자로 나서서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알린다. 


4. 본인의 케이스

-> 본인은 군의무를 마치고 나서 대학에 복학했을 때 거의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근성으로 혼자서 수업듣고, 혼자 공부하고, 혼자 시험치다 보니 굉장히 힘에 부쳤는데 이때 내가 찌질해 지지 않은 이유가 몇가지 있었다. 


1) 조별발표의 기회가 있는 경우 주로 발표자 역할을 맡았다. "무슨과의 누굽니다"라고 소개를 하면 모든 수강인원에게 자기 PR이 되는 식이었다. 이때 나를 몰랐던 같은 과 사람들은 보통 궁금증을 갖게 되는데 나중에 "xx과세요? 저도 그 과인데, 왜 한번도 뵌 적이 없죠?" 라고 내게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해서 얼굴 알게된 사람이 적지 않았다. 

2) 아싸생활을 하는 과선후배를 찾아서 같은 조를 먹고, 모임을 주도함으로써 친해졌다. 

3) 운동동아리에 들어가서 운동을 열심히 하다보니 친한 동생들이 많이 생겼다. 근데 과 인맥은 안생기더라..

4) 과에서는 아싸였지만, 여자는 잘 만나고 다녔다. 전화기에 저장된 여러개의 여자 번호는 늘 내 마음에 여유를 안겨줬다. 


뭐 대충 이랬다. 기본적으로 아싸를 벗어나야겠다는 의지가 충분히 강하다면, 대학생활이란 게 무슨 대단한 일도 아닌데 크게 어려울 건 없다고 본다. 본인도 그렇게 해서 학점도 복구하고, 무난히 졸업할 수 있었다. 물론 노력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음 좋겠다. 쓸데없는 걸로 고민하기엔 인생이 너무 아깝다.


출처 : New훈애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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