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이었으면 엉덩이 살점이 떨어지도록 체벌받는게 옳았던 건가요?

유저랑공유 작성일 24.02.20 02:01:25
댓글 35조회 274,776추천 17

아래 고등학교때 학폭가해자였던거 관련해서 상당글 올린 사람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댓글 모두 읽어봤습니다. 역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좋은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는걸 실감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이 많아 일일이 답글 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이 글로 제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사는게 너무 괴롭습니다. 사춘기때부터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졌습니다. 20여년전의 학교처럼 규율에 얽매이는 생활은 특히나 싫었습니다.

 

그래서 일진무리에 끼게 됐습니다. 그게 저한테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늘 외롭고 혼자였습니다. 집에서도 내논 자식이었습니다. 매일매일 엉덩이가 피범벅이 되도록 빠따 체벌을 받았는데 선생님께서 부모님 면담하셨을때 ‘애 엉덩이 살가죽을 다 벗겨놓으셔도 괜찮으니까 봐주지 말고 호되게 때려서라도 사람만 만들어 달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진짜로 그렇게 하셨습니다.

전 걸핏하면 무단지각과 무단조퇴를 반복했습니다.

시험날에는 아예 학교에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아예 시험을 보지 않은 학생은 점수란에 0점이 아니라 빈공간 처리된다는 것도 제 덕분에 알았다고 반 아이들이 수근거릴 정도였습니다.

 

2000년대초 학생 휴대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할 때라 비싼 폰 가져와서 자랑하는 애들이 있으면 괜히 시비를 걸고 괴롭혔습니다.

 

점심시간에 옥상에서 쉬고 있는 애들이 몇명 있을때 밖에서 문을 잠궈서 교실로 가는걸 방해해 곤혹스럽게 만들곤 했습니다.

 

제가 청소당번일때 다른 아이에게 억지로 떠넘겼습니다.

 

같은반 아이 물병에 식초와 소주를 넣는 장난을 쳐서 난리가 난 적도 있습니다.

 

그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저는 걸핏하면 학생상담실에 불려가 학생주임 선생님께 크게 꾸중을 듣고 하키채가 부러지도록 빠따를 맞았습니다. 매번 엉덩이가 터져나가 피고름에 진물범벅이었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하교했었습니다.

 

교복바지 엉덩이부분이 늘 진물로 엉겨붙어서 떼어내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도 선생님들은 제가 문제아라는 이유만으로 절대 봐주지 않으셨고 엉덩이 살점이 떨어져 나가든 말든 혹독한 체벌을 계속 하셨습니다.

 

전 너무 힘들었습니다. ‘매를 맞아야 버릇을 고치는 아이’로 찍혀 있는게 괴로웠습니다. 엄한것도 필요했겠지만 따뜻하게 위로해 주시는 말씀을 듣고 싶었습니다.

 

제가 2000년대초 고등학생때 일탈했던 내용들은 위에 사실대로 열거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받은 체벌의 결과가 엉덩이 살이 아래 사진처럼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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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초 고등학생때 학폭에 대한 벌로 선생님께 심한 매를 맞고 엉덩이 살을 다 도려내야 했습니다. 정말 심각한 피부괴사였습니다. 살이 파여나간 자리에 극심한 통증 후유증도 생겼습니다. 결손된 조직이 너무 많아서 재건도 안되고 통증치료도 그때뿐입니다.

 

조직섬유화로 딱딱하게 굳어있고 만성염증 상태라 엉덩이 크기도 많이 부풀어 있습니다. 겨울이면 몹시 아픕니다. 매로 엉덩이 살가죽을 벗겨내서라도 사람만 만들어 주십사 선생님께 부탁하셨던 어머니 소원대로 됐습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을 원망하려는건 아닙니다. 저렇게 매를 맞았기 때문에 그나마 학폭피해자였던 아이에게 용서받고 퇴학도 면한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 일탈에 비해 과한 체벌이 아니었나 야속한 마음이 자꾸만 드는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사람입니다. 아무리 비행청소년이었다고 해도 사람 엉덩이가 이지경이 되도록 매질하실 필요까지 있었나 늘 그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이 괴사된 엉덩이 때문에 언제까지나 20년도 더 지난 과거에 기억이 붙들린채 사는 것도 너무 괴롭습니다. 그래서 넋두리를 하는 겁니다.

 

제가 했던 일탈과 학폭은 위에 다 적었습니다. 그 시대 정서상 문제아에 대한 체벌은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도 인정합니다. 근데 제가 한 짓이 극심한 매질로 엉덩이가 평생 저지경이 될 만큼의 잘못이었는지 회원분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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