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에너지 낭비하는 느낌이네요.

케이즈 작성일 18.07.05 23:06:06
댓글 63조회 2,143추천 19

처음 예멘 난민 기사가 올라왔을 때, 짱공의 누군가가 그랬죠.

저거 이용해서 프레임짜고 걸고 들어올거라고.

저는 그 댓글을 보며 '저 놈 또 저러네'하며 무시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전혀 껀수가 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거든요. 적어도 대한민국에선.

 

그런데 왠걸.

지켜나보자,하고 지켜봤더니 잠잠해지기는 커녕 아직도 이 문제로 서로 에너지소비를 하고 있네요.

이번만큼은 그분의 혜안에 박수를 보내야겠습니다.

아니면 내가 너무 사람들의 수준을 높게 평가했나봅니다.

 

이게 이렇게 커질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전에도 난민을 받았었고, 지속적으로 난민들을 검증했었습니다.

여러분은 언제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으셨나요?

전 꽤 되었습니다.

왜냐면 임가공업체의 특성상 외국인 근로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 난민신청중인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되더군요.

지금 있는 회사에도 난민신청중인 직원이 두명 있는데, 번번히 거절당한다 하더군요.

 

이 친구들이 무슬림이냐? 혹은 생활이 불성실하냐? 놉.

둘 다 아프리카 쪽인데 한명은 토고, 다른 한명은 기억 안나는군요. 나이지리아였는지 아닌지 불확실합니다.

여튼, 한국음식도 잘 먹고 의사소통도 가능하고 충분한 사연도 있다하고 어려운 육체노동도 성실히 하는 착한 애인데도

거절당하는게 다반사입니다.

 

무슨말이냐. 아아아아아무 문제가 없어도 통과하기 겁나 빡시다는 이야기죠.

 

우리나라에서 피부 다른 외국인이 대우를 받을 수 있는건 백인 뿐입니다.

그나마도 중국인, 일본인은 민족적, 역사적 거부감으로 싫어하고, 조선족은 정서적, 문화적으로 달라서 싫어합니다.

이 보편적인 정서는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공무원까지 똑같습니다.

아무리 난민신청이 들어온다 한들, 이 기본 틀에서 갑자기 바뀌어서 '아이고 불쌍한 난민여러분 어서오세요'로 변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해오던 절차대로, 방식대로 그냥 일처리 할겁니다.

 

그래서 여태 하던데로 한자리수 퍼센테이지를 유지할겁니다.

 

인터넷에서 뉴스에서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던 말던 그냥 하던대로 할거고,

그게 정상인거고, 그래서 별 걱정 안해도 잘 걸러질거란 생각이 첫번째였죠.

 

그랬더니 이번엔 종교를 걸고 넘어지더라고요.

애초에 걱정하는대로의 급진파라던가 테러리스트라면 난민신청 외에 취업비자로 들어오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거고

이미 그걸로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국내에 이슬람 사원도 생기고 그랬던 것일텐데

거기에 대해선 여태 조용하다가 유독 난민들과 엮어서 이 문제가 나오더라고요.

 

이미 많은 임가공업체, 중소기업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쓰면서

이슬람 애들을 배려하기 위해 따로 식당을 제공한다던가(알아서 점심 저녁 해먹으라고)

식당에 요청해서 돼지고기가 최대한 배제된 식사를 따로 주문한다던가

회식때 소고기를 먹으러간다던가(사장님 등골 휘는거져)

하는 식으로 배려해가며 일하는게 드문일은 아닙니다.

 

아예 외국인을 고용할 때 그것까지 생각하는 사장님들이 있는 반면,

그거 신경쓰기 싫어서 사람이 늦게 구해지더라도 동남아 애들을 원하는 사장님도 있고

뭐 이미 다양한 모습이 보이고 있는거죠.

 

그래서 전 이 문제가 그렇게 크게 불거질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걔네는 들어와봐야 소수고, 자리잡고 뿌리내려서 다수의 집단을 이루려하기에

대한민국은 그들의 입장에서 너무 척박한 나라거든요.

애초에 한국은 외국인이 들어와서 살기에 힘든 나라죠.

좋게 말하면 본능적으로 민족성을 잘 지키는거고 나쁘게 말하면 차별 겁나 쩌는거고.

그래서 다들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테러 혹은 해외뉴스에 나오는 개썅마이웨이같은 행태에 겁먹은 사람들이 꽤 많았나봅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인데,

설마 이런 당연한 문제를 프레임걸고 들어와서 공작질하리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 특성상 당연히 피부다른사람에게 거부반응 보일거고

난민신청을 하든 뭐하든 쉽게 받아들여질리가 없으니까요.

난민이 불쌍해봐야 일단 우리나라 현안 문제가 더 시급한데 설마 이걸로 분열프레임을 걸고 들어오겠어? 했는데

네. 들어왔네요. 그리고 참 잘 먹히고 있네요.

 

시스템의 헛점을 노리고 오백명이 드랍된건 의외의 사태긴 하지만, 덕분에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현재 우리의 시스템으로 그 오백명정도는 컨트롤할 수 있다고 본다면

꽤 싼 비용으로 추후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덮어놓고 '난민 거절!!!'이라던가 덮어놓고 '이슬람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의아해요.

이미 난민신청도 꽤 있고 이미 이슬람도 꽤 들어왔는데 내일 갑자기 쓰나미처럼

이슬람 난민들이 몰려올 것 처럼 행동하니까요.

 

현 정부 대통령이 사람 좋아보이고 허허거리고 다니니

온정의 손길 베푼답시고 걔네들 다 받을까봐 전전긍긍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 정부의 대통령의 다른 평가를 잊으셨나봐요.

지독한 원칙주의자라고.

 

큰 명분없이 지금 있는 시스템을 갈아엎을 정도의 생각없는 짓을 벌이지 않을거고

시스템을 갈아엎을 정도의 일을 국민적 동의없이 하지 않을거라는 믿음이 정말 조금도 없는겁니까?

 

---

 

http://news.nate.com/view/20180705n23014 

 

현재 네이트 순위권에 걸려있는 기사를 가져와봤습니다.

전형적인 공포심 조장 기사인데요. 여기에 베플까지 콜라보 되면서 참 아름다운 상황이 만들어졌네요.

이 기사에서는 '난민을 받을거냐 vs 돈 낼거냐'를 양자택일 하라하면서 공포심을 조장하는데,

사실 둘 다 선택 안해도 됩니다.

 

현재 있는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논쟁을 통해 많이들 파악하셨을테니,

국내 체류기간을 조절하고, 심사를 좀 더 엄격히 강화해서 현재 국가 시스템에 잘 정착할 수 있는 사람들만 받으면 됩니다.

그 비율이 높을 필요도 없어요. 그냥 그런 시스템으로 운영하기만 하면 됩니다. 지금처럼요.

난민 결사반대를 외치면서 괜한 비용 부담을 주장할 필요도 없고,

난민 대환영을 외치면서 프리오픈마인드로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도 없습니다.

에너지 낭비해가며 갑론을박 할 필요도 없고요.

 

---

 

 그리고 여기서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 당연한겁니다.

우리나라는 유럽이 아니니까요.

타국에 대한 오픈마인드도 없고, 난민에 대한 부채의식 또한 없으며,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보다 그 문화를 우리나라식으로 바꾸는게 당연한 나라입니다.

 

가까운 나라인 중국, 일본조차도 본능적인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나라에서

생판 처음 보는 곳에서 온 사람들에게 환영인사를 날리라는 기대는 애초에 무리죠.

 

그게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정서이기 때문에 공무원들 또한 그 정서 안에서 움직이고,

정부도 국민의 정서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이진 않을거니까요.

 

그러니 '난민을 거부하다니, 니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하는 대놓고 어그로는 그냥 무시하시고

(이재명건으로 이미 많이들 체감하셨을텐데요. 악플보다 무플이 더 효과적이라는거)

'어차피 우리나라는 난민 수용비율이 낮아!'하는 글에는 '응 알아. 그래도 미흡한 점은 보강해야지'하고 쿨하게 넘기세요.

그렇다고 '난민은 싹 다 거부해야해!'라는 너무 1차원적인 마인드로 움직이지도 마시고요.

(난민이 꼭 전쟁난민만 있는게 아니라죠?)

 

마지막으로,

 

http://news.nate.com/view/20180705n08366 

 

현 정부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기사가 나왔네요.

항상 70%를 유지하는건 꿈의 수치이고, 지금도 충분히 높긴 하지만

기사 중반에 나오는

"이번 주 초 이어진 북한의 '핵·미사일 은폐, 생산시설 확대 의혹' 외신보도, 종합부동산 세제개편 권고안 논란, 예멘 난민 수용 찬반 논란, 주 52시간 노동시간제 시행 논란 등에 따른 것"

이 분석이 어떤 의미인지 한번 되짚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굿밤 되시고, 너무 에너지 소비하지 마시고,

내일 불금 미리들 준비하시고,

주말에 일 나가시는 분들은 화이팅 하시고.

술은 적당히들 드시고,

연애들도 적당히 하시고.

 

이번 이슈는 그냥 그렇게 흘러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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