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유저만 봐주세요(서울대에 관하여)

김창규 작성일 19.08.27 09:03:39
댓글 9조회 755추천 5

우리는 요즘 대학생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지 3년차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3년은 참 빨리가죠.

 

대학가에서는 그 체감속도가 훨씬 빠르더군요.

 

"어린애들이 자한당과 가짜뉴스에 속고있다!"

 

그럴수도 있습니다.

 

"요즘 대학생이 대학생이냐! 애들이지!"

 

그럴수도 있겠군요.

 

다른것은요? 요즘 대학생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이게 다 인가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취임하신 후, 대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정의로워졌다! 정의로워 질것이다! 보수정권 시절과 확실히 다르구나!

 

이런 추상적인것 말구요.

 

바로 블라인드 공채를 늘려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실제로도 모든 공채가 블라인드 테스트로 바뀐것은 아니지만,

 

일부 IT업계에서만 채택했었던 블라인드 공채가 대기업까지 확대되고 그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기성세대인 우리에게 꿈은 그져 바램이지만, 대학생이나 청년들에게 꿈은 곧 취업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꿈을 향해 쌓아왔던 스펙이 많을 수록 그것을 무시하고 치러지는 공채에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놓고 불만을 말할수는 없었습니다.

 

의치대, 사범대 등 어느정도 자신의 길이 정해져있고 변화가 많지 않은 계열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특히 상경계열과 공학계열의 길을 택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속마음은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기회의 평등이라는 정의로워 보이는 이런 정책을 대놓고 비판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억울하였습니다.

 

그들끼리 모인 자리, 또는 교수와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자리에서만 그들의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너희의 착각이다"라고 할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블라인드 테스트 사법고시를 예로 들면서, 학벌도 스펙도 묻지 않지만 서울대생의 합격자수가 제일 많지 않느냐? 실력이 있다면 블라인드는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힘내라! 위로 할수 있겠죠.

 

하지만 당사자들에게 있어서 이런 변화는 흡사 내가 지금껏 노력해서 얻어놓은 가산점이 사라지는 느낌과도 같습니다.

 

지금 그들은 정부의 선택에 의해 "변화의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것입니다.

 

반면에 우리는요?

 

부동산은 안정되야하지만 내 집값은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최저임금은 올라야하는것이 당연하지만, 내가 매일 마시는 커피값은 안올라야합니다.

건강보험 민영화에는 반대하지만 내 건강보험료가 두배 세배 뛰는것은 절대 안됩니다. 쪼끔 아주 쪼금만 올린다면 괜찮습니다.

통일은 원하지만 통일에 의한 통일세 등의 경제적 부담은 글쎄....

 

지금 최상위권 대학생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느끼고 있습니다.

 

조국교수에 대한 서울대 총학 집회나 결의문, 학내 커뮤니티의 절대적 반발은

 

바로 이러한 잠재적 불만이 폭발한것입니다.

 

 

자한당의 가짜뉴스에 기반한 혹세무민에 속고있다!

 

맞습니다만, 속고있다가 아니라 속아주고 있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듯합니다.

 

저러면 안되는데... 우리 문대통령의 앞길에 좋지 않은데...

 

 

우리의 거시적 바램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얘기도 한번쯤 귀 기울여 들어보고 같이 고민해보는것은 어떨까요.

 

그들을 설득하건, 달래건, 대안을 마련하건

 

늦었지만 우리는 그들과 대화해야합니다.

 

사회적 비용을 떠 안는다는것.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상입니다.

 

김창규의 최근 게시물

정치·경제·사회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