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탕슉짜장짬뽕 작성일 14.04.23 21: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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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로 마음이 무겁네요.
선장의 안일한 대처와 해경 및 관련 기관들의 무능함에 많은 분들이 희생 당한것에 분노도 차츰 한숨으로 바뀌고 있네요

답답한 마음에 문득 작년 일이 떠 올라 몇 자 적습니다.
작년 이 맘때 쯤 가족들과 주말 나들이를 다녀 온 저녁시간대 씻고 잠자리에 드는데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솔솔 풍기더라구요. 냄새를 쫓다 보니 아랫층에서 연기가 올라오는게 수상하다 싶어 바로 내려가 초인종을 눌렀는데 인기척도 없고 해서 용기내서 문을 세게 두들겼습니다. 몇분동안 두들겨도 아무도 나오질 않길래 다시 집으로 올라가 보니 육안으로도 뚜렷하게 검은 연기가 올라 오더라구요. 안되겠다 싶어 119에 화재 신고를 하고 몇분 지나지 않아 여러 대의 소방차와 앰블런스가 달려 옵니다. 순간 온동네 사람들 몰려 오고 수십명의 소방대원분들이 연기나는 곳으로 집결하고 저또한 최초 신고자로 소방대원분에게 이집에서 연기가 난다고 설명하고 문을 두들기고 소리를 질러도 문은 굳게 닫혀 있더라구요. 괜찮다면 우리집 올라가서 연기 나는 거 보여 드리리다 하고 소방대원분들 앞서서 우리집으로 올라왔습니다. 대원분들 연기 확인하고 베란다에 로프 매달고 아랫층 창문으로 대원 한분이 내려가서 무전으로 상황 보고하는게 들리는데 후라이팬에 고기가 타고 있고 안방에서 아주머니 한분 쓰러져 계신다 합디다. 다시 우르르 아랫층으로 이동 하시고 문열고 들어가보니 그제서야 아주머니께서 깜짝 놀래 깨시면서 먼일이냐고 되 물으십니다. -_-;
다행히 아주머니도 연기에 질식하신게 아니라 술한잔 거하게 하시고 안주 삼아 고기 굽다 잠드셨는데 세상 돌아 가는걸 모르고 곯아 떨어져서 상황을 모르셨답니다. 그렇게 상황은 종료 됐고 소방대원들 철수하는 거 보고 1층에서 담배 한대 피는데 같은 건물 사시는분들께서 절 보고 한마디 하는데 저를 죄인 취급 하더군요. 별것도 아닌걸 소방서에 신고 했다면서 혀를 차시는데~~ 순간 벙찌더라구요. 연기가 나서 우선 문을 두들겨서 상황 수습 먼저 하려고 했다라는 말이 목까지 나오다가 감정이 북받혀서 말이 막히더라구요. 제 아내는 당시 정말 잘한일이라고 제 편이 되어 줬지만 지금도 그때 생각이 들때면 내가 나서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초기 상황이라 별거 아니라는 안전불감증, 결코 관가하지 말구 초기에 빨리 대처 했더라면 세월호의 침몰도 귀중한 목숨을 결코 해 할수 없지 않았을까 생각 드네요.
부디 다신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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