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뻔 했습니다 ㅠㅠ

ddunam 작성일 14.10.06 20: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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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에 살고 있는 짱공 눈팅족 34살 회사원 평범남입니다.

10월 첫째 주말 여친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는 길에 큰 사고가 났네요 ㅠㅠ

여친님 집인 전라도 장성에 가는 호남 고속도로 하행선 김제 IC 3km 앞 둔 지점에서노루를 치였습니다.

ㅎㄷㄷ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네요..

까만 아스팔트 위 달빛도 없고 주면에 차도 없길래 상향등을 키고 시속 120km로 주행 했습니다.

눌루랄라 달리는 중에 갑자기!! 정말 느닷없이 눈 앞에 노루가 티 나오네요..

3~40미터 정도 거리였던 거 같은데 이차선 도로 중앙에(1차로에 몸이 2/3정도 들어 와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갑자기 나타나  제 차쪽을 보고 멍 때리고 있더군요, 참고로 저는 1차로 주행 중이였고 옆 좌석엔 홀몸이 아닌

여친님이 고이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좌측으로 피하기엔 중앙 분리대를 받을 거 같아 제동을하며 우측으로 핸들을 틀었습니다.

그래도 거리가 너무 짧아 피하지 못하겠더군요..

제동을 한다고는 했지만 옆자리에 임산부가 타고 있는 관계로 브레이크를 완벽히 세게 밟지는 못했습니다.

운전석쪽 앞 모퉁이로 노루를 치는 동시에 갓 길로 진입해 비상등을 켜고

기어를 P로 놓으려 했지만 기어도 안 움직이더군요. 충격으로 미션이 엉켰다고 합니다.

여친님은 자고 있던 관계로 노루도 못 보고..

급 제동하며 여친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오른 손을 뻗어 상체를 뒤로 눌렀는데

(배에 충격이 갈까 노심초사 ㅠㅠ) 그러면서 잠에서 깬 거 같더군요.

정말 다행이도 크게 놀라지도 않고 몸에도 충격이 없었습니다.

여친 말로는 '쿵'소리와 '쨍그랑'소리만 들었다고 하더군요.(노루를 치며 전조등이 깨지던 소리 같습니다.)

사고 후 15초 가량은 허둥지둥 거렸네요. 전화기를 든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그 상황에 노루 시체와 차 파편으로 인한 2차 사고가 우려돼 고속도로공사에 전화할 생각을 했네요. 

(ㅋ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죠 그냥 119나 112에 신고하면 되는데) 

암튼! 다시 정신을 차리고 119에 전화를 걸어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고

빨리 사고 수습반을 보내 달라고 요청 했습니다.

제 보험사에도 연락하고 보험사 렉카와 도로공사의 수습반을 기다리는 10여분 사이

노루의 사체는  뒤에 오던 차량들이 밟고 가 너덜너덜 ㅠㅠ해진 상태로 사고 지점에서 100는 넘게 러 갔습니다.

어두운 고속도로 바닥에 커다란 노루의 사체와 차량 파편들... 정말 아찔한 상황이죠..

노루 사체에 피해입은 듯한 차량들이 1차 사고지점에서 100미터 가량 떨어진 갓길에 한참씩 서있다 가곤 했네요...

고속도로 사고 수습반과 보험사 렉카가 오고 나서야 차량 밖으로 나와 주변을 보는데...

차 파편과 노루 장기와 몸의 일부분이 도로 부분부분에 흩어져 있더군요. 정말 처참했습니다.

렉카를 타고 가까운 김제 IC로 나오니 그곳 경찰분들이 기다리고 계시다 사고 경위와 시간

그리고 제 연락처를 묻고는 돌아 갔습니다.

사고 차를 가까운 공업사에 입고 시키니 차량을 한대 빌려 주더군요...

덕분에 다음날 여친 부모님께 인사도 잘 드리고 어제는 부모님 모시고 내려가 상견례도 하고 차도 찾아 왔습니다.

아버지 말씀이 밤 중에 동물들에게 라이트를 비추면 일시 정지 상태가 된다고 하던군요...

사람이 눈뽕 맞고 멍 때리는 이치인 듯합니다.

근데 멧돼지 같은 경우는 도로에서 차와 마주치면 돌진해 올 수도 있다고...

차량 수리비는 총 250만원에 자차 부담금 50만원 나왔네요 ㅠㅠ

주변에선 수리비가 비싼편 같다 말하는데... 나름 차량 정비를 잘 해놔서 비싼 값 한다 생각하고 넘어 갔습니다.

일단 여친님과 애기에게 별 일 안생긴 걸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고 수습하시던 분과 경찰분도 정말 운이 좋았다고 천운이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보험사를 통해 고속도로 관리 공단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는 없나 알아보는 중입니다.

1차적인 답변은 살아 있는 동물이고 동물에 대한 소유주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힘들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군요...

그래도 당시 경찰분께서 근방에서 야생동물로 인한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고 말한 점과

근방에 위험 표시판이 설치 돼 있지 않은 점등을 미루어 봐 관리공단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한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거 같다고 말하니 조금 더 알아 보고 연락 준다고 하더군요...

혹시 저와 같은 사고를 겪어 보시거나 관련 지식이 있는 분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굽신굽신)

그리고 운전하시는 짱공유저분들 안전운전 하시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쇼!!

재미 없고 두서 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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