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차량 알바하면서 느낀것들...

Typhoon 작성일 15.04.15 23: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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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간 알바로 어린이집 차량 운전을 했고 이번주까지 일을 합니다.

요즘 어린이집차량과 학원차량 사건, 사고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4살 부터 7살까지 등원과 하원시 운행을 합니다.

이일 하면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 애기들이 타고 내리면서 인사할때 입니다.

차에서 타고 내릴때 높이가 있어서 보육교사나 기사들이 도우미 역활을 하게 됩니다.

이때 순서를 기다리면서 손을 내미는 애기들을 볼때 마다 천사를 보는것 같습니다.

 

제가 일한곳은 일단 범죄사실확인서를 제출해야 합니다.(어린이대상 범죄가 많다보니...)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지정하는 차고에 입출고를 해야하며 지정된 시간에 운행만 하면 됩니다.(지입차량 아님)

단순한 일이고 안전운전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네요...

 

여기 차량은 좀 특이해서 별도의 로고와 그림이 차량전체에 있습니다.

전화번호까지 있어서 교통법규를 어기는 운전을 할 경우 어린이집으로 전화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조심하게 되죠...

 

운전하다보면 소방차나 구급차, 경찰차 지나갈때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신기한듯 쳐다보죠...

하지만 위반해서 경찰에게 단속될 경우는 난리 납니다.

일단 타고있는 애기들이 울기를 시작합니다. 한명이 울면 줄줄이 따라서 울어 버립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의 항의 전화가 어린이집으로 불이나게 옵니다.

제앞에 일하던 분이 경찰에 신호위반으로 단속된 적이 있는데 원장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혼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전밸트는 무조건 합니다.

부모님들이 자주 이야기를 하시고 보육교사도 한명,한명 탈때마다 해주고 합니다.

간혹 6세나 7세의 경우 벨트를 풀고 일어서거나 옆에 친구와 장난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때는 아이들에게

바로 주의를 주게 됩니다.

하차할때 안전밸트를 혼자 풀려다 못풀어서 울어버리는 애도 있습니다. ^^;

 

이일하면서 열받는 경우가 있는데 목구멍까지 욕이 올라온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애기들 있는데 욕할수도 없고...)

 

정말 성질나는 경우가 몇가지가 있는데...

 

1. 갑짜기 앞에 끼어드는 경우.(깜박이 없이) 

급정거를 하면 애기들이 아직 어려서 많이 놀라게 되는데 우선 룸밀러로 애들이 괜찮은지 먼저 보게됩니다.

두번정도 급정거를 했었는데 깜박이 켜고 들어오는 차들은 무조건 양보합니다. 늦어봐야 5분입니다.

정말 심한분들은 대책이 없습니다. 특히 택시나 오토바이가 옆에 오면 속도를 줄입니다.

 

2. 정차하기 위해서 깜박이나 비상등을 켜면 뒤에서 무조건 크락션 울리는 경우.

이건 뭐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자기앞에 차가있고 정차하는것이 싫은 것이라 판단할수 밖에 없습니다.

빨리 안간다고 지속적으로 울립니다.

한가지 특이한것이 버스정류장 부근에 정차해야 하는곳이 있습니다.

버스가 뒤에서 크락션을 울린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버스운전기사 분들이 양해를 해주시는 것이죠

아마도 저희가 내리고 타는걸 버스에서 보시고 기달려 주시는것 같습니다.

운행시간을 맞춰야 하는 버스도 기달려 주는데 왜 그렇게 하시는지?

 

3. 골목길에서 황소싸움하는 경우.

나이가 어릴수록 최대한 집과 가깝게 정차를 합니다.

오후에는 하원할때 차에서 자는 애기들이 대다수며 요즘은 날씨가 좋아져서 차에타면 바로 잡니다. 

부모님들이 자는 애기를 업고, 안고 가는경우가 많습니다.

자는 애기를 보육교사가 안고서 부모님에게 드리고 하는 동안 몇분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최종적으로 문을 닫아야 출발하기 때문에 문이열린 상태에서는 어떤경우든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골목길에 정차할 경우 맞으편에서 신나게 달려와서 떡하니 앞에 정지합니다.

 

분명 서로 쉽게 빠져나갈수 있는 공간이 진입하기 전에 있는데도 무조건 옵니다. 어쩌라는건지?

답이 없어서 언덕을 후진한 적도 많습니다.

애기들은 하차후에도 바로 집에 가기도 하지만 대다수 차량이 갈때 손을 흔들거나 이런과정을 지켜봅니다.

여기서도 승용차 일수록 이런경우가 많습니다.

 

4. 어린이 보호구역 불법 주정차.

어린이 보호구역안에 어린이보호차량 인데도 찬밥입니다.

뉴스에서는 어린이 보호구역집중 단속을 하고 과태료를 두배로 부과한다고 하는데 제가 다니는 구역만

안하는건지 한번도 단속을 본적이 없습니다. 차량의 특성상 끝차로 이용을 많이 합니다.

앞에 가던 차량이 정지를 하면 따라서 정지하는데 깜빡이도 비상등도 아무런 반응없이 정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깜박이 하나 켜주는게 그렇게 힘든지? 그렇게 중앙선을 주,정차 차량들 때문에 넘어야 합니다.

 

제가 일한곳은 그나마 평균정도 되는 여건인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좋고 혹은 더 나쁜환경

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있을것 입니다.

차량에 타고있는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이고 가족이란 생각을 가지고 운전하시는 분들도 조심하고

어린이 보호차량을 보시는 분들도 양보해주신다면 좀
더 좋아 질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몇일 안되지만 그동안 어린이집 차량을 운전하면서 느낀것을 적었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15인승 이하 모든 어린이보호차량에도 아이들을위한 법규가 빨리 만들어져서 운행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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