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있었던 일 썰 풀어봄 ㅎㅎ

굳건한의지 작성일 15.08.26 13: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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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이야기 입니다..

요즘 쥐피 쥐오피 근무하는 장병들 긴장감이 장난 아닐텐데
갑자기 생각나서 글 올려봄



07년 6월 친구랑 306보충대로 동반 입대해서
28사단으로 신교대 가고 보통과 마찬가지로
고난의 1개월(?)을 보냈음

일병 상병 병장보다
이등병 마크 달을 때가 제일 기분 좋았던듯 ㅋㅋㅋ


신병 훈련 끝나고

연대별로 여러명이 나뉘어서 버스 탑승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같이 마주한 녀석들은
동반입대로 온 동기 2명
내 친구 나 네명이 이렇게

같은 연대 같은 대대 같은 중대로 왔음

80연대 3대대 12중대



그.. 버스 타고 가는 길에
사격 소리 들리고

어딘가 저 멀리서 군가 소리도 들리는거 같고

긴장감이 미친듯이 갑자기 몰려와서
괜히 긴장 안하는척 하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 네명 다 달달달달달...ㅋㅋ



그 대대로 가기전에 사단 교회였나 연대 교회였나
거기서 보직을 받았었는데


신교대에서 배치 전날 뒷풀이 같은걸 했었는데
많은 질문들 중에 하나 답해줬는데
(뭐라 질문 했는지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대충
뭐가 제일 힘든 보직이냐 그랬던거 같음)

조교 양반이 이런 식으로 말했었음
'81mm가 그나마 전방에선 할만하다고?..'

오..쉬운건가보다 망고보직인가 보다
뭐 전차 타고 포 쏘러 다니는건가 싶었음
(낚시..부들부들...ㅡㅡ)



연천 그 쪽에 80연대 3대대로 갔는데
무슨 리 라고 불렀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지오피가 3개 대대가 순환 근무였나
우리 3대대가 지오피 투입되기 한달 전인가 그랬음..

그래서 훈련도 빡세게 했고
병사들 한테 여가도 많이 줬었음


아무튼 그렇게
한달 동안 적응 해가며
다른 사람들도 다 거쳐봤을 선임 이름 외기랄지..
병기본 외우기 주특기 외우기

시간이 눈 깜빡하니 투입 전이었고
81mm 겨냥대나 포열 포판 포다리 가늠자
좀 적응해가는 단계였던듯..



그렇게 지오피 투입되고
태풍전망대 기준 필승교 쪽으로 내려가면
고가 2곳과 81mm 4문의 포진을 대기 근무 하던게
우리 추친소초 임무였는데


이유없는 갈굼과 주간 근무 야간 근무
비 오면 꼭 어딘가 주저 앉고 무너지던 작업의 나날을 보내다


일이 터졌음



소초와 포진의 거리가
대략 150미터 정도 되는데
그 거리가 좀 가파른 언덕임

주간 근무조 막번조가 근무 끝남과 동시에
모든 인원이 4문에서 포대기를 함

해가 질 때와 해가 뜰 때
ETBT 였나

해가 지기 시작한 뒤로 한시간
해가 뜨기 시작한 뒤로 한시간

이 시간대가 가장 어둡고 적이 침투하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해서
항시 그 시간엔 포대기를 하고

뭔가 지오피 에서 봤을 때 호돌이나 곰돌이 작전 지역 외에
지피 쪽에서 수상한 불빛이나
총성 같은게 보고되면


경계 해제시 까지 계속해서 포대기 함..
탄약고도 열어두고



아무튼 그렇게 포대기를 하다가
고가 근무자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내려와서 탄약검사를 하고
총기를 반납함


그 날은 그냥 평범하게 욕도 먹고 갈굼도 당하고
포도 닦고 주특기 잘 외고 있나 검사도 받고
별 다를게 없는 일상과 다를 바 없는 날이었는데

포진 대기 근무가 끝나고
그 언덕을 내려오는데
(깜깜한데 멀리 초소 빛만 보이는 상황)
이제 내려와서 탄약검사를 하려고 하는데
소대장이 '무릎 앉아!' . '탄알집 제거!' 순으로 쭉 하는데


무릎 앉아! 할 때 뭔가 이상함을 감지

실타과 예광탄이 장전되 있는 총을
포진에 두고 온거임 미.친

무릎 앉아 했는데 손에 아무것도 없으니
소대장이 깜짝 놀라서

뭐라뭐라 욕하며 소리질르는데
귓속에 아무것도 안들어오고

'죧됬다' 라고 밖에 멤돌지 않았음


순간 죶됬다를 반복하며
냅다 혼자 달려서 포진 탄약고에 기대어져 있는
내 총기를 부여잡음과 동시에 등에 메고 그 내리막을 진짜
한 2초만에 내려온듯 정말


그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자리에 앉으며
'무릎 앉아!!!'

라고 외치고 긴장도 미친듯 하고 해서
심장음 터질거 같은데

아무도 소리를 안내고 미동이 없어
슥 한번 쳐다보니

다들 벙쪄서..나를 노려보고 있었음



그 뒤에는....뭐...일단 아무 일 없었다는듯
탄약과 총기 반납하고

소대장 부소대장한테 따로 따로 불려가서
개쌍욕 먹고 분대장한테 쳐맞을 뻔 했지만
쳐 맞는 수준이었고

...

다행히 영창은 안갔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후유증(?)이 두달 정도 갔지만

그 뒤에는 우스갯소리로 되서
신병이 들어온다거나

선임이 귀여운 실수 같은거 하면
소대원들이 '총 챙겨 띱색갸' 같은 말이 유행했었음


나중 가서는 우스갯소리 였지만
당시에는 개짬밥이라 정말 바보같고 치욕스러워서
버티기 힘들었음..ㄷㄷ



동반입대 했던 친구도 있고 해서
지금도 그러지만
후에는 친구들 모이고 그러면
총 놓고왔던 그 얘기를 얼마나
구수하게 하는지..진짜 ㅋㅋ


생각나서 끄적여봄
두서 없이 뭐라뭐라 쓴지도 모르겠당

아무튼 결론은

총 잘 챙기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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