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하세요. 제가 공간 하나를 열었어요 상영회 홍보 좀 ^^;

그립다는건 작성일 19.03.26 12: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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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 상영화 공지(4/6)

영화를 왜 좋아하게 되었나요? 영화에 대한 당신의 사랑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죠?

무슨 영화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은 많이 해보거나 들어봤을텐데요. 개별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정작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고리타분한 이야기라서? 그렇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애틋하거나 절박하거나 그 시작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죠. 다만,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거나 대단치 않다고 생각했거나.
그럼 일단 소소한 저의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까요,

초등학교 2~3학년 때의 일인 것 같아요. 저는 엄청난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는데요. 아직도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첩첩산중 산골오지입니다. 그즈음이 가정에 비디오가 보급됐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시골이라 조금 늦었을 수도 있구요. 집에 비디오가 생기기 전 학교에 먼저 들어왔습니다. 학교도 분교라고 전교생이 10명도 채 안되는 아주 작은 시골학교였었죠. 하루는 학교가 파하고 선생님께서 저를 포함해 아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재밌는 영화를 빌려 왔으니 모여서 다 같이 보자며 몇시까지 관사로 모이라고 했죠. 집에 TV가 있었던지라 주말의 명화나 토요명화같은 공중파 프로그램으로 영화를 접하긴 했지만, 비디오라는 생소한 신문물에 궁금해 다들 관사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렸습니다. 오후 2~3시쯤 불꺼진 작은 방에, 커튼을 친 창으로 새어들어오는 나른한 빛과 함께, 고만고만한 꼬맹이들이 넋을 놓고 영화를 봤죠. 그때 본 영화가 인디아나존스3-최후의 성전, 람보3 였습니다. 집에서 매일 보는 가족들과 함께 tv로 방영되는 영화를 보는 것과는 다른 경험이었죠. 아무리 친해도 모두가 한 방에 모여 영화를 볼 수 없었을뿐더러 그토록 집중하게 할 수는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나의 스크린을 열 몇 개의 눈이 집중해 보고 있고, 순간순간의 장면에 대단하게 리액션을 하지 않았지만 느낌을 공유하고 있다는 어렴풋한 유대같은 것들이 생각납니다. 그날 그 방에서의 온도와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매료’, 영화에 매료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인터넷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매체들이 득시글한데, 그 시절엔 이렇다할 놀거리가 없어서 말그대로 흙퍼먹고 놀았더랬죠. 게다가 엄청난 시골이라 더욱이.

어쨌거나 영화에 대한 애정의 기원을 찾아 돌이켜보면 그 순간이 저에겐 굉장히 로맨틱한 기억입니다. 중립국을 열고 사람들과 같이 영화를 보려는 것도 그때의 느낌을 다시 살려보고자하는 지극히 사적인 이유때문이기도 하구요. 저뿐만 아니라 다들 하나씩의 이유는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없다면 이제 중립국에서 만들어도 됩니다! 중립국에서 영화에 대한 스스로의 의미를 발견, 발명하고 느낌을 공유하고! 신형철의 말을 빌리자면, 느낌의 공동체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이전에도 몇 번의 상영회를 하긴 했지만, 진짜 첫 시작은 코흘리개 시절 나를 매료시켰던 ‘인디아나존스3-최후의 성전’으로 해볼까합니다. reboot!

첫 개시라 무료이지만, 함께 나눌 무언가를 가져오시면 됩니다. 술, 안주, 음식 등등

시간 : 4월 6일 토요일 오후 3시
장소 : 강북구 도봉로 76길 13 지하
준비물 : 각자 먹을 것(술, 간식, 안주 등등)



하하하 안뇽하세요.
짱공에서도 이런 공간을 해보고 싶다고 고민을 올려던 기억이 있는데요.
드디어 제 공간을 만들었음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이 많이 되긴 하지만 그만큼 설렘도 크네요.
혹시 근처에 사시거나 영화 좋아하시면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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