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쓰는 재규어 XE R-Sport 롱텀 시승기

노강수 작성일 17.04.15 23: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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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로그인상사 노상사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어느덧 8개월간 2만1천km 를 운행한 재규어 XE R-Sport 롱텀 시승기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거리를 주행하면서,

차에 대해 느낀 부분을 가감없이 여러분들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사진과 글이 상당히 많으므로 스크롤 압박에 주의하세요. 아랫 부분에 요약이 있습니다.

 

(저는 부분 랩핑이나 듀얼 순정배기 머플러 튜닝, 엠블럼 튜닝을 진행 했습니다.

순정 상태의 차량이 아니오니 이를 감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재미있게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1. 익스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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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 는 재규어의 엔트리 모델입니다.

포트폴리오, 프레스티지, R-Sport, S 등 총 4가지 트림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R-Sport 와 S 트림은 나머지 두 트림에 비해 스포츠 세단을 지향합니다.

 

덕분에 프론트립, 사이드 스커트, 리어 스포일러 등의 바디킷이 장착되어 공격적이고 날렵한 모습을 연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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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노즈 숏-데크의 디자인을 채용하며 날렵한 모습의 디자인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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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ype에서 영감을 받은 후미등의 모습. LED가 들어와야 다소 밋밋한 뒷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머플러의 경우 원래는 왼쪽에 트윈팁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이에 불만을 느끼고 순정 듀얼배기 튜닝을 한 모습이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재규어 XE는 차량 소재의 75%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완벽에 가까운 5:5의 무게 배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정성과 주행능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죠.

 

또한 차량의 디자인을 이야기 할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이안 칼럼'의 지휘아래

최근 재규어의 차량 디자인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XE와 F-Pace 모두 출품 이후 디자인과 관련된 상을 수여 받았습니다.

익스테리어의 경우 개인적인 취향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겠으나, '디자인'과 관련하여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겁니다.

 

'재규어를 디자인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

 

 

2.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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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심플함'을 바탕으로 디자인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센터페시아에서 꼭 필요한 버튼은 아날로그로(버튼 촉감과 동작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루어져 있고,

자주 사용하지 않거나 복잡한 입력을 요하는 기능은 전면부 LCD에서 터치식으로 동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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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약 95km씩 의자에 앉아있는 오너에 의해 고통받는 가죽시트의 모습.)

R-Sport는 세미버킷 시트가 적용되어 있는데, 고속에서 운전자를 지탱해주는 능력이 일품입니다.

14-Way 전동 조절식으로 동작하며, 3개의 메모리 시트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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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XE의 암-레스트 입니다.

시트 메모리 버튼이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고, 사이드-미러 조절 버튼과 윈도우 조절 버튼,

차일드-락 버튼이 윗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인데, 운전을 하다보면 갈곳을 잃은 왼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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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의 아이덴티티, 로터리 기어 입니다.

시동 off시 로터리 기어가 아래쪽으로 내려가는데, 문제는 이 로터리 기어가 상당히 편하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익숙해지기 상당히 어려우나 한번 익숙해지고 나면 일반적인 기어봉 만지기가 상당히 어색해집니다.

 

그리고 로터리 기어 아래쪽으로 오토 스타트-스톱, 주행모드, DSC 조절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행모드는 왼쪽부터 다이내믹, 노말, 에코, 스노우 모드로 구분되어 있는데 이 중 다이내믹 모드만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스로틀 페달의 응답성이 민감해지고, 고속에서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이 상당히 하드해집니다.

(그런데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의 변화는 느끼기 어렵다는게 함정.)


이 다이내믹 모드는 로터리 기어의 'S(스포츠)' 모드와는 다른 주행 모드입니다. 

S 모드에서는 고 RPM을 사용하여 엔진의 응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합니다.

 

 

인테리어는 5,400만원(16년형, 후륜 기준) 이라는 가격 대비 상당히 높은 퀄리티의 인테리어 수준을 보여줍니다.

대쉬보드 및 시트에 적용된 스티치와 가죽, 플라스틱의 조화가 인상적이며 '디자인' 적 측면에서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퀄리티' 라는 측면에서는 대부분 만족할만하다고 평가합니다.

(단, 이 퀄리티가 고급스러움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열의 경우 굉장히 안락하고, 고속에서 톡톡한 효과를 보는 세미 버킷 시트로 인해 굉장히 만족스럽지만

뒷열의 경우 매우 협소하고, 배려없는 공간활용과 승-하차 디자인(타고 내리기가 굉장히 불편한)으로 인해

3-4인 가족용 차량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인테리어의 총평은 아래와 같습니다.

 

'오직 2명만을 위한 인테리어. 뒷자리는 짐이나 실으라지.'

 

 

3. 주행 성능

 

XE R-Sport의 경우 2.0리터 4기통 인제니움 디젤엔진을 사용하며,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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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는 높지만 마력이 썩 뛰어나지는 않은 2.0리터 4기통 싱글터보 인제니움 디젤 엔진.)

 

배기량: 1,999cc

최고 출력: 180hp

최대 토크: 43.9kg.m

복합 연비: 13.9km/l

0-100km/h: 7.8초

 

XE는 BMW의 3시리즈를 정조준하여 만들어진 모델입니다만, 320d 모델에 비해 상당히 느릿한 가속성능을 보여줍니다.

BMW 320d 모델이 제로-백 7.3초를 기록하니까 말이죠.

(ZF사의 8단 자동미션을 채택하였으나, 엔진과 미션의 궁합이 썩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XE R-Sport가 320d M-Sport Package에 비해 확실히 뛰어난 부분이 있으니 그건 바로 서스펜션과 핸들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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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수준의 핸들링. 민첩하고 정확한 조향감을 선사한다.)

 

과거 스포츠드라이빙, 최고의 핸들링을 선사했던 3시리즈의 명성이 다소 주춤해진 틈을 타서

XE가 잠시 왕좌를 탈환한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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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 R-Sport의 정체성을 확실히 표현한 매뉴얼 모드의 계기판

 

XE가 추구하는 스포츠 드라이빙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매뉴얼모드 입니다.

Sport 모드 주행시 패들-쉬프트를 사용하여 매뉴얼모드로 주행하는 경우

계기판 가운데에 현재의 기어 단수가 표기 되며, 해당 기어의 최대 RPM에 도달했을 때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이를 통해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쉽게 변속 타이밍을 알 수 있고, 더욱 놀라운 것은 자동으로 변속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퓨얼-컷을 통해 엔진과 미션을 보호할 뿐, 자동 변속을 통해 운전자의 재미를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럴 링크 방식을 채용하여 주행성능을 극대화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R-Sport 트림은 S트림에 사용하는 스포츠 서스펜션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합니다.

 

상당히 하드한 이 서스펜션은, 잔 진동을 효과적으로 걸러주고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을 극대화 시키며,

고속 코너에서 느껴지는 롤링을 최대한으로 억제시켜주고 있습니다.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의 수준은 해당 가격대(5,400만원) 차량 중 가히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동급 세그먼트, 동급 가격대의 차량 중 가히 최고의 운전 재미를 보장하는 모델.'

 

 

4. 옵션

 

하지만 아쉽게도 XE가 주행편의 장치에 관대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인 주행 중 사각지대 경보장치도 없고, 일반 크루즈 컨트롤만을 지원하며, 열선 핸들도 없습니다.

또한, 믿고 거르는 2열은 심지어 열선 시트 조차 없죠!

그렇다고 1열은 통풍시트가 있느냐? 그럴리가요! 열선 시트만 지원합니다!

 

XE에는 오직 랜드로버의 상징과도 같은 ASPC 기능만이 지원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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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기스의 컵홀더 내부. 아, 왼쪽 위의 버튼에 주목해 주세요.)

 

위 사진의 왼쪽 위에 위치한 기능이 ASPC 인데요, 전 지형 프로그래스 컨트롤 이라는 기능입니다.

0-30km/h 의 저속으로만 작동시킬 수 있으며 눈길이나 험로, 모래, 자갈 길 등에서 사용하는 기능이지요.

 

차량이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트랙션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도내에서 가속과 감속을 진행하며,

이때는 스로틀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스티어링 휠에 있는 +,- 버튼으로 속도를 조절하게 됩니다.

 

다만 중요한건, 이 ASPC 기능을 사용한다고 해서 후륜 XE가 사륜처럼 되는 마법을 부리지는 않다는 것이죠.

운전자의 조작에 따른 최적의 트랙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반드시 윈터타이어를 사용하기를 권장합니다.

 

'오직 달리기만 신경 쓴 차인가요? 아니면, 원가절감을 위한 피눈물 나는 노력인가요?'

 

 

5. 마치며

 

재규어의 XE R-Sport는 분명 뛰어나고, 재미있는 차량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가속성능은 분명히 뒤쳐지지만 날카로운 핸들링과 고속 승차감과 안정성을 통해 '와인딩'을 즐기기 좋습니다.

 

하지만 위 옵션 부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부족한 편의장비는 굉장히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하고 싶습니다.

최근 17년형 XE가 출시되며 AWD, T맵 연동기능이 추가되며 가격이 소폭 상승되었는데,

이 보다는 기본적인 주행 안전 보조 장치나 각종 편의 장비가 추가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더불어 재규어가 오랜시간 '잔고장의 대명사' 라는 편견에는, 다소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차의 경우 아무런 고장은 없었으나 동호회에서 올라오는 각종 의견들을 보면 역시 뽑기가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요.

 

(다만 잡소리의 경우 상당히 있는 편입니다. 손이 투박하기로 유명한 양키들과 더불어

그놈들의 조상인 앵글로 섹슨족이 뭐 다 그렇고 그렇지요.)

 

2열에 사람을 많이 태우지 않는 분이나, 잃어버렸던 3시리즈의 손맛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분들,

그리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희소성을 추구하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은 차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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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E R-Sport를 사야 하는 이유.

 

1. 상당한 수준의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이 보장하는 운전의 재미

2. 이안 칼럼이 깎아낸 아름다운 디자인과 희소성

3. 만족스러운 고속 안정성

 

 

재규어 XE R-Sport를 사지 말아야 하는 이유.

 

1. 동급 차량중 가장 느린편에 속하는 가속 성능

2. 잡소리와 독3 브랜드 대비 부족한 서비스 센터의 숫자

3. 둘째 가라면 서러운 감가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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