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깊고 혹독한 곳 '심해'
하지만 이러한 극한 환경에서도 생명은 존재합니다.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어둠 속.. 엄청난 수압을 견디며 심해에 적응해온 이들은, 자신들만의 비밀 공간에서 바깥 세계와 단절된 채 살고 있죠.
거친 심해 환경에서 생존해야 했기에, 심해에는 지상에서 볼 수 없는 매우 기묘한 모습으로 진화한 생물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지구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 향해보겠습니다.
지구 생명체들의 고향인 '바다'
바닷속에 살고있는 우리 심해 친구들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바다의 먹이사슬은 지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해요. 해수면 근처에 사는 플랑크톤부터 깊이 1만 미터의 심해 생명체까지, 매우 광활하고 깊은 바다를 누비며 살아가죠.
얕은 바다에 사는 플랑크톤, 바다 생물들의 사체는 바다의 깊은 곳까지 가라앉으며 마침내 심해까지 도달하죠.
이런 이유로, 매우 넓고 깊은 바다에서도 다양한 생명 활동이 유지될 수 있어요. 다음 장부터는 심해에 사는 기묘한 생물들에 대해 살펴볼게요.
먼저, 이 녀석은 '심해 갈치'입니다. 길이는 10m 이상이며 인도양과 태평양에 널리 분포합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환상적인 색채를 자랑하고 있죠.
갈치와 마찬가지로 이 친구들도 머리를 위로 한 자세로 심해를 표류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물고기로부터 '인어'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설도 있죠.
이번에는 '심해 아귀'입니다. 수심 500 ~ 2,000m에 서식하고 있죠. 특이한 점은, 몸 안에서 수많은 실들이 나와있다는 점이에요.
이 실들은 심해의 먹잇감을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암컷의 크기는 보통 54cm 정도이고, 수컷은 12mm로 엄청 작은 편이며 암컷에 기생하면서 살죠.
언뜻 보면 흉측한 뱀을 연상시키는 이 친구는 '태평양 검은 용(Pacific Black Dragon)'이란 특이한 이름을 가진 심해어입니다.
아래턱에는 1개의 턱수염이 뻗어 있는데요. 이 턱수염을 발광하여 먹이를 유인합니다. 보통, 수심 300 ~ 1,000m에 분포하며, 암컷의 크기는 평균 50cm이고 숫컷은 8cm 밖에 되지 않죠.
다음은, 일본 이오시마 앞바다 수심 805m에서 촬영된 '아톨라 해파리'입니다. 가운데 부풀어 올라와 있는 것은 위(Stomach)입니다.
일부분이 자체 발광하며, 현재 15cm 길이의 개체가 발견되었죠. 유영 방법이 매우 특이한 친구입니다.
이 친구는 수심 1,400m에서 관측된 심해 붕장어류의 일종으로 '컷스로트일(Cutthroat eel)'이라 불립니다.
몸 길이는 평균 60cm 정도이며, 뚜렷한 종을 모르기 때문에 서식 해역도 불명확해요. 바닷속 아주 깊은 곳에서 잘 나오지 않는 친구니까요.
다음은, 해파리의 일종으로 '시포노포라(Siphonophora)'입니다. 길이가 무지 긴 것이 특징이며, 가장 긴 녀석들은 40m가 넘는 것들도 있죠.
이 해파리는 앞쪽 부분에 '유영'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뒷쪽에는 '먹이'를 섭취하는 입이 있죠. 이 종 역시, 정확히 어디 해역과 수심에서 사는지 알려지지 않았어요.
'심해 낙지'입니다. 흔히 덤보 문어라 부르는데, 심해 생명체 중에는 꽤나 알려진 친구예요.
서식 해역은 북서 태평양의 수심 2,000 ~ 6,700m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귀처럼 생긴 지느러미를 움직여 유영합니다. 귀엽네요..
여기서, 잠깐!
심해에는 생명체들을 위한 아주 귀중한 '보금자리'가 있다는데, 그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바다의 오아시스라 불리는 '열수분출공'이에요. 열수분출공은 지하에 있는 마그마가 해저로 솟아나와 바닷물과 결합해, 뜨거운 바닷물이 분출되는 곳이죠.
이곳에는 유기물의 근원이 되는 메탄, 암모니아 등이 풍부하게 존재해요. 이로 인해, 황량한 심해에 사는 생명체들은 생명활동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을 수 있죠.
그래서 열수분출공에는 게, 고동, 새우 등 매우 다양한 심해 생명들이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어요. 그럼 이곳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볼까요?
수심 1,500m의 열수분출공 근처에서 촬영한 '벤트 새우'입니다. 이 새우들은 침니에 붙어있는 합성 박테리아를 먹으며 살고 있어요. 분출된 열수 속에는 박테리아가 엄청 많답니다.
먹을 것이 마땅치 않은 심해에 적응해서 사는 새우들의 용기가 참 멋지네요.
이 친구들은 '고동'이에요. 이들도 역시 열수분출공 주변을 배회하는 합성 박테리아를 잡아먹으며 살죠.
이 심해 고동은 평범한 고동과 다른 특이한 점이 있어요. 바로 황화철로 덮인 '비늘'을 갖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들이 왜 철로 된 비늘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다만, 과학자들은 이들이 철 비늘을 이용해서 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있으리라 추측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 고동의 이름도 '비늘발고동(Scaly-foot)'이라고 명명되었죠.
이처럼, 수심 3,000 ~ 5,000m에 있는 열수 분출공에도 다양한 생명들이 서로를 도우며 살고 있답니다. 이렇게 깊은 바다에 이런 멋진 곳이 있다는 게 놀랍지 않나요?
'심해 생물'하면 이 녀석을 또 빼놓을 수 없죠. 바로 대왕오징어입니다. 글자 그대로 심해의 대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대형 오징어예요.
그 압도적인 크기 때문에 각종 소설이나 영화에서 바다의 괴물로 묘사되어 왔어요. 이들은, 길이가 최대 10m이고, 무게는 100kg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무척추 동물입니다.
그동안 늘 죽어있는 채로 발견되었지만, 2012년에 수심 630m 부근에서 최초로 촬영되었죠. 이 장면은 가짜 미끼에 접근하는 대왕오징어의 모습을 포착한 것입니다.
참고로, 향유고래는 대왕오징어를 먹으러 심해까지 내려와요. 그러나 과학자들이 이 모습을 담으려 많은 애를 쓰고 있지만 아쉽게도 아직 포착되진 않았습니다.
아직 대왕오징어가 어디에서 서식하며, 무엇을 먹고 수명은 어떻게 되는지는 전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이 수수께끼는 언제쯤 밝혀질까요?
출처.피키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