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창녀다!" SNS 해시태그 운동

세휘롯 작성일 16.06.30 13: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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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 살.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첫 회식을 했을 때 부장은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맛있겠다고 말했다. #나는_창녀다” 


“회식 때 부장이 취해 내 손을 쓰다듬었는데 성적 불쾌감과 화가 많이 났다. 다음날 회사에서 기억을 못하는 부장에게 다른 직원들이 지적하자 부장이 내민 사과 쪽지와 간식. 팀장 눈치를 보고 있던 중이라 잘릴까봐 화도 못 내고 신고도 못했던 나는 생계형 창녀였다.”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나는_창녀다’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성을 외모로 평가하고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우리 사회를 비판하려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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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과격한 방식이지만 일부 여성들은 같은 해시태그 글을 달며 동참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한편에서는 ‘생계형 창녀를 옹호한다면서 오히려 창녀를 멸시하는 언행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30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트위터에서는 전날부터 ‘#나는_창녀다’ 해시태그 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이는 28일 오후 MBC ‘PD수첩’이 박유천 사건을 방송하면서 불거진 현상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넷에서는 PD수첩 방송 직후 유흥업소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고, 일부 여성들은 유흥업소 종사여성이라도 지켜줘야 할 선이 있다면서 ‘창녀도 사람이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급진적 성향의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급기야 여성을 성적대상으로만 접근하는 우리 사회를 비판한다며 #나는_창녀다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애초 ‘그래 내가 생계형 창녀다 어쩔래’라는 제목의 글이 단초가 됐습니다.

“용모단정한 여성분 구합니다 공고 안 본 여성 있으면 나와 봐라. 커피집 알바인데도 나이가 좀 많은 편이네요 그러고. 왜 개업집 앞에 짧은 옷 입고 춤추는 여성 세워 놓냐. 서비스직 알바하러 가서 남자들한테 웃음 팔고. 사무실 일하면 아이구 아가씨 여기 차 좀 내와요~ 오늘 왜 이렇게 예쁘게 하고 왔어요? 화장은 사회생활 예의지. 진짜 여자는 일만 하면 다 창녀라고. 여성한텐 창녀가 되고 안 되고의 선택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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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도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성차별이 싫으면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된다기에 그럴 줄 알았다. 약사가 된 지금의 나는 나이를 묻고, 손을 잡고, 가슴을 쳐다보고, 발기부전에는 여자 손길이 좋다고 하니 와서 만져달라고 하는 남자들에게 웃으며 대답을 한다. 나는 창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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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유일한 여자 직원이었던 남초 회사에 다녔다. 신입사원일 때 CEO가 신입사원이 배치된 지사마다 순방하는 회식행사가 있었다. 우리 지사 회식 때 미리 예약된 식당에서 기다리는데 임원들이 사장 앉을 자리를 정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 그 오른쪽 옆자리를 가리키며 너는 저기에 앉아야 된다고 했다. 너무 놀라서 네? 신입사원이 무슨 사장님 옆자리에 앉아요 저는 문 쪽에 앉을래요라고 하자 에헤이~라며 기어이 내 손목을 잡아끌어다 앉혔다. 불편했던 회식이 끝나고 일어나면서 사장이 나에게 ‘열심히 해봐! 이쁜이’라고 말했다. 그날 난 창녀였다.” 


여성들의 외침은 이처럼 호응을 얻으며 SNS에 퍼져나갔는데요. 

하지만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는 창녀다’는 말 자체가 유흥업소 종사자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 여성 네티즌은 “창녀라는 단어를 이렇게 사용하는 것은 창녀 자체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는 꼴”이라면서 “나는 창녀가 아니니 날 창녀로 취급하지 말라는 말이 과연 맞는 건가”라고 썼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외모로 평가받는 여자들은 모두 창녀 취급을 받고 있으니 #나는창녀다 해시태그를 쓴다고? 창녀 취급이라..... 같은 여성을 저리도 멸시하는데 저게 무슨 페미니즘이야”라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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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운동이 저는 불편합니다. 성노동자의 처우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의도 없고, 제도의 개선조차 없는 현실에서 저 운동이 과연 성해방인 것인지 계속 의문문인 상태이기 때문입니다”거나 “해시태그 아무리 뒤져봐도 상처 입은 내용들인데 그 경험들에 비추어서 하는 #나는_창녀다 라는 자조 섞인 선언이 성노동자 혐오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글도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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