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조상현 작성일 17.05.24 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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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짱공을 사랑하는 아재입니다. 요즘 회사일 때문에 너무 바쁘고 정신없어서 활동이 뜸했네요. ㅋ

 

원래 14년간 주로 눈팅만 해왔기에 뭐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덕지도 없지만서도 ㅎㅎ

 

얼마전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제가 힘들고 지칠때마다 꺼내보는 영화인데요.

 

경주마처럼 목표를 향해 미친듯이 달리기만하는 제 모습에 대하여 돌아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여러 보석같은 말들이 나옵니다만, 최근 저는 우연히 누군가 쓴 네이버 영화 감상평 한줄을 보고

 

머리에 망치를 한대 맞은듯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 되어야 한다."

 

대형서점에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행복에 관한 책들에 있을법한 말이고 

 

분명 살면서 여러번 봐왔겠지만, 삼십대 중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지금의 제게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처자식의 행복, 부모님의 행복, 장인장모님의 행복, 주변 가족, 천구들의 행복 등등

 

 이 모든 것을 위해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이 달려오는 과정 중 제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있는지...

 

 서론이 길었지요? 요리/음식 게시판에 맞지는 않지만 제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주절주절 떠들어 봤습니다.

 

언제 기회되시면 꾸뻬씨의 행복여행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ㅋㅋ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먹는 행복이라도 있어야 이 삶을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먹는거라도 행복하게 먹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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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부근에 출장갈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전주한옥마을 놀러갔다가 전주 재래시장에서 먹었던 순대와 머릿고기, 국밥입니다. 제 생각에는 당췌 전주한옥마을이 왜 유명한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건물만 한옥 비스무레하게 지어놓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한옥은 없고 장사속과 대기업 프렌차이즈만 있더라구요. 그래서 대충 돌아보고 사람들이 길게 줄서있는 블로그 유명 순대국밥집 대신 시장구석의 비교적(?) 한적한 집에서 먹었습니다. 

 

 결론은 아주 맛있었고 잘 삶아진 양질의 머릿고기와 담백한 맛의 피순대, 진하면서도 산뜻한 국물의 국밥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길게 줄서있는 옆의 유명 맛집을 안가봐서 비교할 수 없지만 제 입맛 + 같이 갔던 지인의 입맛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딜 들어가나 맛집이라는 전주의 음식 내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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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먹었던 청계, 오골계 수육입니다. 생황기와 대추, 인삼 등을 넣고 삶아서 파김치+부추무침과 함께 먹었습니다. 그동안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서 축난 몸에 몸보신 제대로 했네요. 사실 맛은 잘 모르겠더라구요. 토종닭과의 차이가 뭔지... ㅋㅋㅋ 약간 질기기도 하고 삶는 방법이 잘못된건지... 그래도 나름 귀하다는 오골계와 청계라고 해서 엄청 열심히 먹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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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동료가 닭갈비 맛있는 곳 있다고 소개해 줄테니 같이 먹자고 노래를 부르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닭갈비 먹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갔드랬습니다. 근데 웬열?? 이건 닭갈비가 아니라 숯불닭구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 이건 닭갈비가 아냐!!! 닭구이지!!!"라고 일갈하자, 그는 "닭갈비나 닭구이나 닭고기 맛있으면 되지 물 그리 따지나? 맛없어????" 이 말에 저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야~~~ 이거 맛나더라구요. 닭다리살을 져머서 숯불에 구워먹는데 아주 별미입디다. 더덕의 피쳐링이 예술이었구요, 야들야들하면서 매콤담백한 맛이 끝내줬습니다. 개인적으로 닭고기는 구워먹기 보다는 볶아먹거나 삶아먹는 고기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번기회를 통해서 소, 돼지, 오리, 양과 함께 당당히 구워먹는 고기로서 닭고기의 위상을 재발견 했습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먹을 것은 많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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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에서 먹은 소보양 전골입니다. 소고기+소내장이 들어있구요, 이게 내장전골은 아닌 것이... 그렇다고 곱창전골도 아닌것이... 얼큰하면서도 뭔가 애매한 느낌이 있는데 딱!! 중간을 잡아내서 소주가... 소주가... 아놔... 애주가라면 참 정신줄 놓게 만드는 녀석입니다. 그리고 대자 이상시키면 해물부추전을 공짜로 따악!! 그리고 소고기 수육을 사이드 디쉬로 놓으면 저곳은 진흙탕이 됩니다. 사리 무한리필에 육수계속 리필... 뭐 먹고 죽으라는 말이죠. ㅋㅋㅋㅋ 그리고 가격도 대자 36000원이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에 없지만 부추전도 괜찮습니다.) 애주가인 제게 여기는 위험한 곳입니다. 전골+전+수육의 조합은... 제게... 치명적이거든요. ㅠㅠ

 

 이상 허접한 제 음식후기입니다. 누가보면 National Geogaphic 절경사진 처럼 대단한 것도 아니고 음식사진 꼴랑 하나 올려놓고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나 싶겠지만, 제 생각은 이 평범한 음식사진속에 직접 올린 사람의 시간과 감정과 사람과 추억이 녹아있기에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특히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고있는 아재들이 모여있는 짱공의 특성상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내일도 화이팅입니다. 언제가, 곧, 내일을 살아내는 것이 아닌, 내일을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 열리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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