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으로 강제휴가인 최과장의 일기 -1-

노력매니앙 작성일 20.04.28 18:00:04 수정일 21.12.17 18: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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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9살.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무급으로 강제 휴가를 가지게 되었다.

5일 기준 월화는 무급휴가 수목금만 출근하게 되었고 그만큼 월급도 3분의 1이 날아가게되었다.

 

젠장...

 

외벌이에 월급도 이제 간신히 300언저리인데 100만원 가량 못받으니 

벌써부터 와이프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코로라 때문에 학교를 가지 않는 초딩 딸은 집에서 신나서 뛰어댕기고 놀고 와이프는 쉬는날 뭐라도 하라고 벌써부타 압박을 주고 있다.

 

답답한 마음에 옥상으로 올라와 담배를 피며 출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부러우긴 처음이었다.

 

후우... 뭐하지...

 

사무직에 잦은 회식으로 인해 몸무게는 이미 90kg 넘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만성피로에 무릎 도가니가 땡긴다.

 

연신 줄담배를 피우고 내려왔지만 와이프의 성화에 뭐라도 알아보겠다고 밖을 나와서 근처 놀이터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열었다.

 

이 나이에 알바를 할게 있나...

 

토,일,월,화 연속으로 4일이 있으니 찾아보려 했지만 나이제한이 걸리는지 알바자리도 없었다.

 

그리고 시기가 시기인지라 자영업자들도 알바 안쓰고 집적 일하는 분위기니 당연히 알바자리가 있을리가...

 

간만에 PC방가서 안하던 게임이나 실컷하고 해가 떨어져서 집에 들어갔다. 

 

 

***

 

드디어 수요일 출근...

 

다들 강제 무급 휴가로 인해 불만이 가득했다.

젊은 친구들은 벌써 부터 그만두겠다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실제로 사직서를 내지는 않았다.

 

그런 분위기는 회사에서 알아차렸는지 아침부터 팀장이 똥씹은 표정으로 팀원을 모두 회의실로 모이게 했다.

 

- 무급 휴가로 불만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희망퇴사할 사람 나한테 메일보내라. 위로금 6개월치 준다고 위에서 결정되었다.

 

부장의 말에 다들 숙연해지는 분위기였다. 지금같은 시기에 누가 제발로 나가겠는가. 

그리고 이미 실력있는 놈들은 이미 무급휴가 소문이 나자 알아서 눈치채고 이직했다.

 

- 열심히 하자. 권고사직이 내려오기전에 말이야.

 

팀장의 말에 팀원들은 모두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PM 18:00(오후6시)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팀장도 차장도 과장인 나도 대리인 후배들도... 

눈치없다고 매일 욕먹는 신입사원도 자리에 앉아서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 다들 야근하나?

 

팀장의 말에 다들 네! 라고 대답했고 팀장은 똥씹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저녁식대가 지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은 내가 저녁밥 살거지만 다들 내일 부터 각자 도시락을 싸오든 알아서 해결하자.

 

청천벽력같은 말에 다들 한숨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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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모두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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