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세이버 기록이 워낙 발전되어 있다 보니 투수들의 기록을 갖고도 이 투수가 땅볼을 잘 유도하는데, 플라이볼을 잘 유도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투수의 스타일도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고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플라이볼 투수와 땅볼유도 투수가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땅볼/뜬공 아웃 비율을 보면 얼추 알 수 있습니다. 땅볼/뜬공 아웃 비율이 1이면 비슷하기는 한데, 만약 이것이 0점대라면 플라이볼이 많다고 보면 되고, 반대로 1.3 이상을 넘어가면 땅볼이 많은 유형입니다. 그 점을 유념하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선 올해 현재까지 땅볼 뜬공아웃 비율 수치 상위 10명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일단 상위권 10명은 거의 대부분 이 비율이 1.3 이상을 넘어갑니다. 즉 공의 움직임이 좋고 묵직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KIA의 애런 브룩스의 경우 현재 무려 2.67입니다. 2.67이면 전체 11개를 기준으로 땅볼이 8개 나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옆에 수치가 있는데, 땅볼이 24개, 뜬공이 9개입니다.

2위 장시환도 땅볼이 많은 투수입니다. 2.50인데, 땅볼이 15개, 뜬공이 6개가 나오면 2.5가 나오죠. 이렇게 땅볼과 뜬공 비율을 보면 대략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가 있는데, 이 땅볼유도가 잘 되는 투수들의 단점은 피안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내친김에 피안타율을 한 번 볼까요?

아니나 다를까 피안타율이 높은 선수들이 꽤 있네요. 노경은, 장시환, 플렉센, 브룩스 등 상위권 선수들이 전부 높습니다. 결국 땅볼 유도는 수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측면이 있어서 피안타율은 익스큐즈를 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번에는 땅볼/뜬공 아웃 비율에서 플라이볼 비율이 높은 선수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이 선수들의 땅볼/뜬공 아웃 비율은 1 미만인 경우가 많고, 극단적으로는 0.5~6까지 가기도 합니다.

플라이볼 피쳐로 잘 알려진 차우찬, 문승원이 0점대입니다. 댄 스트레일리는 예전부터 메이저에서 플라이볼 피쳐로 알려져 있었고 KBO 와서도 그 성향이 이어지네요. 그 외에 루친스키나 김민우 등도 플라이볼이 많네요. 플라이볼 많은 투수로 널리 알려진 유희관이 명단에 없네요.

이 투수들은 두 가지 성향을 많이 띄는데, 하나는 플라이볼이 많은 타입들이니 피홈런이 많고 대신 피안타율은 낮은 편입니다. 이 두 가지 동시에 한 번 알아보도록 하죠.

이렇게 보니 스트레일리, 김민우가 딱 전형적인 플라이볼 피쳐입니다. 피안타율 낮고 피홈런은 다소 많은. 공이 가벼운 타입입니다. 이런 타입들은 전반적으로 체인지업, 포크처럼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구사하는데, 실제로 김민우는 현재 압도적인 포크볼 구종가치 1위를 달릴 정도로 포크를 잘 던집니다.

여기서 문승원이 조금 의아한데, 문승원은 피안타율도 꽤 높으면서 플라이볼도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7~8점대 ERA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거든요. 정작 문승원의 ERA는 4.63입니다. 이렇다면 두 가지입니다. 실점은 많은데 자책이 적어 수비의 도움을 못 받았거나, 아니면 탈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많이 잡았거나입니다. 정답은 후자였네요. 문승원이 리그에서 8번째로 탈삼진이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무엇이 잘 되고 있는지도 유추해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물론 투수들을 분석하기에는 직접 영상 내지 현장서 보면서 어떤 타입인지 보는게 제일 좋기는 하지만, 많은 팬들이 그렇게 현장이나 영상으로 접근하기가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특히 국내보단 해외리그.) 그러나 요즘에는 워낙 기록이 잘 발달되어 있다 보니 이제는 기록을 통한 유추도 가능해졌습니다.  

아무쪼록 야구 보는 또 다른 포인트가 되었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