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개굴.. 개굴..

LoInWa 작성일 08.03.08 04: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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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중학교때 글 보고 아주 예전 일 하나가 생각나네요.

 

아주 어렸던 중학교 시절..

 

전 전남 광주에 있는 어떤 달동네(까지는 아니였지만)에 살았답니다.

 

그리고 집에서 30분 거리엔 나름 전통있는 중학교가 하나 있었습니다.

 

옆에 방직공장 (기억이 가물가물) 있고..

 

앞에 하천있고..

 

어쨌든 전 그 중학교 방송부원이였고, 과학실 청소 담당이 되었습니다.

 

고무동력기 날리기 대회에서 1등했거든요 ㅋ

 

과학실 청소는 속칭 땡보라서 ..

 

(자재 정리 할것도 별로 없었고, 과학샘이 좀 별나서 만지지도 못하게 했었어요 ㅋ)

 

모두들 저를 부러워 했습니다.

 

청소시간만 되면 어린마음에 목에 잔뜩 힘주고 과학실로 향하곤 했었지요..

 

그날도 그렇게 과학실로 향했는데, 선생님이 입지도 않던 가운까지 입고

 

과학실 한가운데서 먼가를 하는데 열중 ! 또 열중하고 계시더군요.

 

머하시나 싶어 쓰윽 보는데, 실제로 하신분들이 있나 모르겠는데요

 

중학교 과학책에 보면 개구리 해부하는 실습 수업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해보진 않았지만요..

 

여튼 개구리를 해부하고 계시더군요.

 

한참 진지하게 하시다가 좀 당황하고 있는 저를 보시더니

 

웃으시면서 다음 과학수업 시간이 개구리 해부수업이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 먼저 해부해보는 거라고, 겁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리다면 어린나이였기에 겁을 집어먹고는 청소도 대충대충하고

 

후다닥 교실로 돌아갔지요.

 

그리고 1주가 흘렀습니다.

 

과학수업 시간이 됐고, 전 당연히 개구리 해부수업을 할 줄 알고

 

그 징그러운걸 어떻게 하나.. 싶어서 꼼지락 거리고 있는데

 

왠걸? 전혀 다른수업을 하시는겁니다.

 

다행이다 싶었지만 내심 좀 이상했었지요.

 

분명히.. 개구리 해부수업 하신다고 했었는데..aa

 

그래서 그날 저녁 청소시간때 넌지시 선생님께 물어봤습니다.

 

"오늘.. 개구리 해부수업 하신다고 하셨잖아요?"

 

선생님께선 흠칫 당황하시더니 급히

 

"아무래도 너희들이 하기엔 좀 어려울 것 같아서.."

 

라고 얼버무리셨습니다.

 

어릴적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란터라

 

눈치가 100단이였던 저는 먼가 이상하다는걸 알아챘지요..

 

그냥 그렇다고 애기하면 될것을 구지 장황하게 구구절절 설명까지

 

해가면서 변명하질 않나.. 청소도 다른때보다 일찍 끝내주질 않나..

 

이상한것이 분명했지만, 그 이상 먼가를 알아낼 수 없었기에

 

의심을 풀었었지요..

 

그런데 2일쯤 지났을까요.

 

장마가 시작되고 지독하게 비만 쏟아져 내려서

 

야외수업 다 취소되고 자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방송부 선배가 부르더군요.

 

체육시간 취소되서 알람 (수업끝날때 딩동댕동~ 딩동댕동~ 하는거요) 바꿔야 하니까

 

이따 쉬는시간에 내려가서 맞추고 오라고..

 

저는 선배가 시킨대로 알람 일정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그날 수업 끝종에.. 딩동댕동~ 딩동댕동~ 하고.. 마지막에 왠 개굴??

 

이라는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아주 가끔이긴 했지만 엠프 기계가 좀 오래된거라 다른 알람과 바뀌는 경우는

 

있었지만.. 개굴이라니.. 생전 처음듣는 알람이였습니다.

 

물론 그날 선배한테는 엄청 혼났죠.. 이런거 가지고 장난하지 말라고..

 

저는 억울한 마음에 방송실로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아무리 확인해봐도 분명히 정상 알람이였습니다.

 

혹시나 싶어 내장되어 있는 알람을 전부 돌려봤지만

 

개굴은 커녕 동물소리 1개도 내장되어 있지 않더군요.

 

이상하고 정...말 이상했지만 기계적 오류라고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그렇게 또 몇일이 지났고 알람사건은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밀걸레 하나를 달랑들고 목에 힘 잔뜩주고..

 

힘들게 책상을 미는 아이를 뒤로하며 전 당당히 과학실로 걸어갔습니다.

 

밀걸레로 바닥만 후다닥 닦고 종례 받으러 가려는데,

 

뒤에서 왠 개굴 이라는 소리가 나더군요.

 

순간 머지? 하고 뒤를 돌아봤지만..

 

분명 과학실엔 저 혼자였습니다. 과학샘은 교무회의 가셨고..

 

잘못들었나 보다 하고 가려는데..

 

또 뒤에서 개굴..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번뜩 과학샘이 해부해놓았던 개구리가 생각났거든요.

 

그래서 뒤도 안돌아 보고 나가려는데..

 

아차.. 우산을 과학실에 두고 온겁니다..

 

(과학실과 교실건물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정말 무서웠지만 비맞고 돌아가긴 싫었기에 후다닥 달려가서

 

우산을 집고 나오는데 뒤에서 또다시 개굴.. 이라는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순간 얼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데..또다시 개굴..개굴.. 점점 가까워져 오는

 

그 소리에 모든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했습니다..

 

제발 움직여라 움직여라 그래도..

 

제 발은 움직일줄을 몰랐고 등뒤에서 가까워져 오는 그 개구리 울음소리가

 

귓속을 후벼파더군요..

 

그때 마침 종례시간이 다됬는데도 제가 안온다면서

 

친구놈이 절 찾으러 왔고 사정을 모르는 친구놈은

 

여기서 머하냐면서 담탱이 화낸다고 절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엉겁결에 뒤를 돌아본 저는

 

분 명 히 봤습니다..

 

 

 

 

 

 

 

 

 


 

그날.. 과학샘이 어두운 과학실 한가운데 자리에서..

 

기묘한 표정으로 배를 가른 개구리가..

 

갈린 배를 질질끌며 저에게 오는 모습을요..

 

 

 

 

 

 

 

 

 

시간이 흘러 대학2학년이 되었을때,

 

중학교 동창 모임에서 그 과학선생님의 행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전한 중학교에서도 과학선생님으로 일하다가 얼마전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하나 더 .. 과학실건물 철거할때 뒷뜰에서 왠 작은 뼈가 그렇게도 많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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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어떤분의 중학교때 애기를 듣고서 번뜩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글쎄요 제가 개구리(귀신?) 봤던건지

 

아니면 처음 해부된 개구리를 보고 저도 모르는 내적 충격을 받고 헛것을

 

봤던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릴때였고 감수성이 예민할때였으니까요..

 

어쨋든 저에게 남아있는 어린시절의 괴담(나름대로의) 3가지 중에 한가지네요..

 

 

아참 퀴즈. 이 글은 99퍼 실화와 1퍼 픽션입니다.

 

1퍼가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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