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믿게 된 계기...

소크라데쓰 작성일 14.08.14 00:48:53
댓글 21조회 3,105추천 1
밑에 제가 쓴 글에 그걸 궁금해 하시길래, 저도 댓글로 달려다가 너무 양이 많아서 새로 글 팝니다.
제가 생각해도 선뜻 믿기 어려운 내용인지라, 진짜 내가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 아니면 함부로 말 안하는데, 온라인의 익명성에 기대어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믿거나 말거나로 생각하시고 가볍게 들어주세요.

일단 저는 사람의 말과 사람의 글은 뭘 보고 믿냐 하는 주의였습니다. 교회에서 목사가 하는 말도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고, 성경도 결국 사람의 손으로 쓴 글이죠. 그걸 무턱대고 믿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거의 그대로 입니다. 다만, 신약의 경우에 신약 제자들은 대부분 자기 믿는 바를 위해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그들의 글이 그들의 진심이라는 것은 믿습니다.

어렸을 적에 성경구절 하나를 접했는데, 그 구절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는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그가 자기를 찾는자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제가 외우는 몇 안되는 구절 중에 하나네요 ㅎㅎ 보면 맞는 말이죠. 신을 믿는다는 것은, 일단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어야 하고, 그 신이 자기를 파멸시키는 자기에게 해로운 존재가 아니란 것을 믿어야 하니까요. 아무튼, 그거랑은 별개로 전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반신반의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 초였을 겁니다, 아마. 아니면 1999년 겨울이거나. 수능을 마치고 대학 진학을 위해 진로를 결정해야 할 때였죠. 저희 집은 무척 가난했습니다. 등록금 걱정이 되었더랬죠. 어느날 저녁에 갑자기 아버지가 통장 하나를 주시더군요. 가난한 살림에 어떻게 모았는지 등록금으로 쓸 돈이 들어있더군요. 그거 보고 울컥했죠 ㅎㅎ 쪽팔리게 보는 앞에서 울수도 없고 잔다고 뒤돌아 누워서 찔찔 짰습니다. ㅋㅋㅋ 그러고 자는데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어떤 사람이 공공칠 가방하나를 내미는데 열어보니 돈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북한돈이란 생각이 드는거에요. ㅋㅋㅋ 북한돈 본 적도 없는데. 아무튼 그래서 "이거 내가 받아도 되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갑자기 꿈이 끝나면서 어떤 목소리를 들었죠.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이러더군요. 물론 제 귀에만 들렸습니다. 하지만 차분하면서도 벽력같이 울리는 소리라, 자다가 놀라서 벌떡 일어날 정도의 소리였습니다. 일어나니까, 마치 사격한 직후에 귀가 찡~ 울리는 것 처럼 귀가 울리고 있고, 머리와 몸이 뜨끈뜨끈 열이 나면서 눈에서는 눈물이 막 나더군요. 중요한건 꿈에서 들은게 아니라 꾸던 꿈이 갑자기 종료되고 맨정신에 들린 소리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제가 신을 믿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좀 희안한 일이긴 했지만 전 그 이후로 그냥 평범하게 살아갔습니다. 헤비메탈음악 하면서 알콜에 쩔은 대학생활을 했죠. 제가 경험한 일이 단순히 자다가 헛것을 들은 것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 강렬한 것이어서 뭔가 영혼의 세계가 있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은 했죠. 하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이 전지전능한 신이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전 그 이후로도 반신반의했습니다. 물론 그 경험이 너무 신기한 것이어서, 신의 존재 쪽으로 생각이 많이 기울긴 했죠.
그러다가 2012년 경에, 그동안 일을 도와드리면서 배우던 선생님께서 폐암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돌아가셨구요. 그 후에 자다가 문득 교회가라는 소리를 들었죠. 이건 그냥 여느 꿈같은 아니, 꿈중에서도 가장 희미하고 별거 없는 그런 꿈이었습니다. 그냥 약한 메세지만 전달되는. 그냥 무시하려고 했는데, 딱 타이밍 좋게 아는 형이 교회가자고 그러더군요. 그 형이 좋은 사람이고 그래서 가 볼까 하는 맘에 따라갔죠. 하지만 말했다시피 전 사람이 하는 말 사람이 쓴 글은 무작정 안믿어요. 실제 교회 가서 목사 설교 들어봐도 뭐 별거 없고 우주의 절대 진리 뭐 이런걸 얘기하지 않아요.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를 기독교 버젼으로 각색해서 하는게 대부분이죠. 아무튼 그런 교회에서도 기본적인 기독교의 메시지는 남아 있으니까, 제가 거기서 주목한 부분은 "성령"이란 거였습니다. 신기한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 주장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더군요.

성경에서 주장하기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가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세상에 육신을 가지고 태어나서 십자가에 죽어서 사람들의 죄를 대속해주고 부활했다는 것을 믿고, 성령을 구하면, 예수가 성령을 보내준다고 하더군요. 흔히 세상의 부귀영화를 소원 빌면 이루어진다는 잘못된 설교에 인용되는,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하는 성경 구절이 사실은 세상의 부귀영화를 구하라는 소리가 아니라 믿고 성령을 구하면 틀림없이 보내준다는 구절인겁니다. 그래서 믿고 구했죠. 나는 정말로 믿었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알 수 있도록 성령을 보내주지 않겠습니까? 만약 성령이 안온다면 기독교의 핵심 복음은 거짓말이 되는 거겠죠. 이게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올해 봄이네요. 예수가 세상에 육신으로 와서 우리 죄의 댓가를 대신 치뤄주고 우리를 구원한다. 이걸 믿고 성령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제가 믿고 털어놓을 상대 두명에게 말하니까 두 명 다 기도해주겠다고 그러더군요. 그러고 일이주 정도 이 문제에 대해 틈틈이 생각하고 성령을 보내달라고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어느날 새벽에 정말로 뭔가가 찾아오더군요. 당시 이게 성령이라는 확신은 없었습니다. 꿈에서 뭔가가 내게로 무리를 이끌고 쳐들어와서 전 이게 나쁜 놈들이라고 생각해서 막으려고 했는데 우루루루 순식간에 와서 못막고 당해버렸습니다. 그러고 잠에서 깼습니다. 이게 뭔 개꿈이지 하는 순간에 갑자기 목소리가 울리더군요. 이것도 저에게만 들린 소리죠. 지금와서 보면 천주교 미사할 때 고저없이 읊는 소리 있잖아요. 그런 비슷한 느낌인데 더 뭐랄까 어떻게 보면 냉정하고 차분한 그런 목소리가 말을 하더군요. "죄에 물든 육신은..." 그 뒤에 뭐라뭐라 했는데 너무 놀라서 정신이 확 드니까 그 뒤는 잘 들리지 않고 웅얼웅얼 하는 소리로 들리더군요. 아무튼 그러면서 몸이 지릿지릿하는데, 어느 순간에 갑자기 머릿속에서 개짖는 소리가 "왈!"하고 나면서 겪고 있던 현상이 싹 사라지더군요. 집에서 개도 안키우는데 개짖는 소리 너무 선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눈을 뜨는데 머릿속에서 사도신경? 그게 자동으로 떠오르더군요.

신기한 체험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이 싱황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 현상이 뭘까. 이것이 영적인 현상이라면 과연 이게 내가 구하던 그 성령이 맞는가. 그리고 그 개짖는 소리는 내 속에 있는 악한 것인가. 아니면 어떤 악한 영이 성령으로 위장해서 나에게 침투하려는 걸 머릿속에서 개가 짖어서 막아주었나. 별별 생각을 다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성령이라면 내가 깨닫게 해 줄거리고 믿고 그렇게 해 달라고 기도해봤죠. 그렇게 일 이주가 지나서 또 꿈을 꾸었습니다.
이번 꿈은 별거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전자회로 같고, 어찌보면 미로 같은 매우 복잡한 문양이 있었죠. 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했나봅니다. 그저 뜬금없이 "하나님은 할 수 있어, 하나님은 할 수 있어" 이렇게 생각했구요. 그러자 문양꿈이 끝나면서 얼마 전에 들렸던 그 목소리가 다시 울렸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영접하라"라고 말하더군요. 그러자 갑자기 머릿속에서 "안돼, 안돼"하는 외침이 들렸구요. 그러면서 몸에 약간 미지근한 기운이 퍼진다고 느끼면서 깼습니다. 깨고 나서 또 여러모로 생각했습니다. 과연 이것이 성령이 맞는가, 아니면 나쁜 영이 위장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목소리가 한 말에 답이 있었습니다.
영접하는데 조건을 걸어준 것이었죠.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만약 전능하지 않은 존재가 위장한 것이라면 이 조건에 의해 영접은 무효가 되는 것이구요. 내가 영접한 존재가 전능하다면, 전능한 존재가 날 이용해 먹을 이유가 없는 거죠. 전능하니까, 날 이용하고 날 희생시킬 필요가 없는 존재인 겁니다. 따라서 내가 영접한 존재가 나에게 해되는 존재일 수는 없는거죠.

이렇게 되고 나니, 내가 믿고 구한 성령을 받은 것이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다른 신기한 일이 하나 더 있는데, 이건 약간 다른 주제이니 굳이 얘기할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되게 황당무계하게 들릴 것 같네요. 혹자는 제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제 정신상태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믿건 말건 자유입니다. 여긴 미스터리 겟이니, 제가 겪은 미스터리를 올려드린 걸로 생각하셔도 좋구요.
소크라데쓰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