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모가 사기꾼으로 몰렸던 사연.

갓서른둥이 작성일 14.09.26 22: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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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도 초딩때 얘기야.

어느 날 이모에게 넋 건지기 굿 의뢰가 들어왔어.

이모는 어느  때처럼 굿 준비를 했고 나도 그날 소풍 갈 준비를 했어.



이모도 처음엔 날 너무 집에만 있으니 콧구멍에 바람이나 넣으라고 데려가셨던건데 

그때쯤엔 난 재미가  단단히 들어 당연히  따라가야했어.

그날도 뜩이 아저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충청도 어느 시골로 갔어.


이모에게 굿을 의뢰한 집은 시골의 소위 말하는 마을 유지의 집이었어.

   그 집에 여학교 다니던 여고생 누나가 그집의 막내 딸 이었는데,     하루는 비가 많이 오던 날,   학교가 끝나고는 집에 오다가 그만 사고가 난거였어.     그 누나는,   비가 많이 오자 평소에 다니던 마을로 들어오는 길 대신에   가까이 질러 갈수 있는 마을 저수지 제방을 이용한 것이었지.     그 마을에는 인근에 있던 논이나 밭에 물을 대주던 꽤 큰 저수지가 있었거든.       그 마을은 물론,   그 마을 밑에 있던 여러 마을에 물을 대주는 꽤 큰 저수지였어.     그 누나는 빨리 집에 가고 싶은 급한 마음에 그 저수지 제방길을 이용한 것인데   그만 거기서 미끄러져 사고가 난것이었어.     막내딸이 집에 오지 않아 걱정이된 아버지가 그 누나를 찾으러 다니다가   제방에서 누나의 가방만 발견하게 되었고 제방밑엔 그 누나의   주인 잃은 신발 한짝만 발견하게 된거야.     저수지에 누나가 빠진걸 직감한 아버지는 마을 사람을 총 동원해서   누나를 찾아 나섰지만 누나는 끝내 발견되지를 않았어.     비가 많이 오던 그날 저수지 배수로 근처에서 실족하여   물에 빠진 누나는 혹시 배수로로 빨려 들어간것이 아닌가 예상도 했는데   배수로 밑에 쳐놓은 철망에도 그 누나는 걸리지 않아   아직 저수지에 누나의 익사체가 있을껄로 판단한 사람들은   저수지의 물을 빼버리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인근의 여러 마을이  같이 쓰는 저수지인지라 그렇게 하면   한해 농사를 망치기에 그리 하진 못했다고해.     일이 그리되자 빨리 딸의 시신이라도 건지길 원했던 그 누나의 아버지는   타지역의 악어 아저씨들을 여러명 불러들였는데   아무리 수색을 하여도 누나를 못 찾은거였어.     악어 아저씨는 물에 빠져 죽은 익사자를 전문적으로 건져주는   잠수부들을 부르는 말이야.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자 애가 타들어간 누나의 아버지는 물에 빠져있을 누나의 넋이라도 일단 건져   원통하게 물에서 물귀신이 되어있을 누나의 넋이라도 좋은 곳으로 우선   천도를 해주려고 이모를 부른것 이었어.     그렇게 넋 건짐 굿을 준비해간 이모가 마을에 도착해서는   저수지로 갔는데 이모가 굿을 준비 하면서계속 뭔가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이셨어.     나중에 알았지만 저수지에서 느낌이 없었다고 하셔.   사실 위치 파악 하기가 가장 힘드는 귀신이 물귀신이거든.     물 자체가 음기라서 물에 귀신이 섞여 있으면 아무리 신기 충만하고 영험하고 경험많은 무당도   걔가 어디쯤 있는지 파악 하기가 쉽지않아.   완전 폭폭한거지 뭐.     일단, 굿이 시작 되었는데   난 그냥 신나게 놀기 바빴지.     그래도 집이 서울이라 나름 도회지 아이였던 내 눈에는 주위가 온통 신기한거 투성이였거든.     이모가 계속 노력을 했는데 굿이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어.     이모도 넋바가지(넋 건질때 쓰는 바가지)를 확인 하셨는데도 넋이 건져 지질 않는 것 이었어.     평소보다 한 2배쯤 시간이 지난후에 이모가 누나네 가족들에게 얘길 하시는 거야.     " 걔 여기 없다. 저수지에 얘가 없으니 딴데 알아보자"     그 얘길 들은 가족들이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였어.       물에 빠져 죽은게 확실한데 물에 애 혼이 없다는게 말이 되냐며 따지기 시작했는데   급기야는 언쟁의 단계를 지나서 몸 싸움으로까지 번진거야.     이성을 잃은 누나네 아버지가 이모에게 사기꾼이니 사이비무당이니 하며 폭언을 했고   이모도 열이 받으셔서 없는 걸 없다고 하지 그럼 만들어 내냐며 한치 양보도 않으셨거든.     사실 예전에 한번 얘기 했듯 넋 건지기 조작 하는건 간단해.     내가 그런거 까진 얘기 하면 뭣하니까 방법까진 얘기 안할께. ㅋㅋㅋㅋ     그런데 이모는 그런 편법을 무지 싫어하시니까 쓰시지않는건데   그 누나네 아버지는 열심히 도우려고 한 사람에게 도리어 화풀이를 한거야.     급기야 감정이 격해진 아저씨는 이모를 때리려고 했어.     난 무서워서 쌈이 날때 주위 어른들 틈에 끼여서 숨어 있었는데   이모가 맞게될 상황이 되자 어디서 난 용기인지 싸움판에 끼여 들었어.     이모를 때리려 하는 아저씨에게 달려 들어선 우리 이모한테 왜 그러냐며   한쪽 다리를 꼭 껴안고는...........깨물었어.     지금 생각하면 그거보다는 딱 눈높이에 때리기 좋게 있던 소중이를 한방 깠어야 하는데.............     그 아저씨는 나한테 깨물리시고는 내 머리를 빡 때려서 떼어내셨는데   난 울면서도 다시 아저씨에게 매달렸어.     이모도 내가 맞자 눈이 돌아가셔선 왜 애를 때리냐며 달려드셨고   그제사 날 때린게 좀 미안하셨던지 아저씨는 진정이 되는거 같았지.     이모는 미리 선수금으로 받은 돈을 아저씨에게 집어 던지시며 알아서 하라고 뒤돌아 서셨는데   그때까지도 아저씨는 고소를 한다는둥 날뛰셨는데 이모는 그러시던지 ..하고는 날 데리고   굿을 철수 시키시곤 집에 오셨어.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이모는 날 꼭 안으시고는 계속 아저씨에게 맞아 혹난 내 머리를 어루만지셨지.     나중에 이모가 해주신 얘기가 비록 어린애지만 이 세상에서 날 위해   나서주는 내편이 있다는게 그렇게 든든할수가 없더래. ㅋㅋㅋ                                                                                                                               물론 뜩이 아저씨도 있지만 난 또 뜩이 아저씨랑은 딴 느낌이더라고 말씀 하셨어.   그렇게 난 더 이모에겐 더 특별한 남자가 된거야.     우리 이모가 날 아들로 생각하시게 된게 그런 여러 이유가 있어서야. ^^       그렇게 그 동네에서의 해프닝이 끝나고 여러날이 지났어.     아마 그 굿을 다녀온지도 한 일주일은 지났을때 일꺼야.     난 그날도 이모네 집에서 이모 무릎 베고 누워서 과일 쳐묵쳐묵하고 있었는데   "실례 합니다" 하면서 누가 들어오는거야.     보니까 그 누나네 아빠더라구.     난 벌떡 일어서선 이모앞에서 이모를 보호하고 버티고 서 있었어.   꼬꼬마주제에 말야.     잔뜩 경계를 하고 서 있었는데   들어오신 아저씨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거야?     잔뜩 겁먹고 의기소침해져서는 흡사 교무실에 담탱이 한테 불려간 학생 같았어. ㅋㅋ     이모가 왜 오셨냐고 하자 쭈삣거리던 아저씨가 갑자기 마당에 무릎을 꿇으셨어.   그리고서는 죄송하다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머리를 조아리셨어.     난 이건 뭥미?????하고는 의외의 사태를 보고 있었느데   이모가 철수하시고도 계속 꿈마다 그 누나가 아빠의 꿈에 나타나선   울면서 아빠 !!!  나 좀 빨리 찾아줘ㅠㅠ 라고 하더래.       아빤 오죽하겠어?   제발 어디 있는줄이나 알려 달라고 매일 애타게 묻다가 깨곤 했는데   나중에 곰곰히 생각 해보니 좀 이상하더래.     물속에 가라앉아 있으면 젖어서 나타나야 정상일껀데 누나는 안젖어 있더래.   대신 옷 군데군데 진흙이 묻어서 더러워져 있었는데  그 저수지에서 진흙이 묻을데라고는   생각해보니 한군데 뿐이더래.       그건 누나가 빠져 죽은 배수로 근처 수문쪽이 아니라 완전 반대편인 상류 갈대밭이 있던 쪽인데   거긴 빠진쪽이랑도 너무 멀고 찾아보기도 너무 힘드는 쪽이라 수색을 소홀히 했던 곳인데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마을 사람들을 불러 그쪽을 다시 정밀 수색 하다가 어찌 거기까지 떠밀려 왔는진   몰라도 갈대사이에 이미 다 말라버린 뻘밭에 쑤셔박혀 있던 누나를 찾은거야.       이미 죽은지 보름은 넘게 지나서 상당히 부패되어 있던 누나를 서둘러 장사 지내곤   이모가 상당히 영험한 무당임을 몸소 느끼고는 서둘러 찾아온 것이었어.     그리곤 무릎 꿇고 사과하고는 누나의 천도제를 부탁 했지.     이모는 씨크한 표정으로 댁이 때린애한테 용서를 받아라 그럼 해주마하셨고   아저씨는 내게도 백배사과 하셨어 ^^     그리고는 위자료로 거금 10만원이나 주셨지.   ㅋㅋㅋ 내가 흥부냐? 매값 받게?.....................감사 합니다!!~~~~~     난 그돈 엄마 안주고 내 까까값으로 두고두고 쓴건 안 비밀.     그뒤로 이모가 날 잡아 다시 천도제를 지내주었어.   그때 이모가 그냥 대충 굿을 했다면 아마 누나는 다 썩어 백골이 될때까지도 발견이 안되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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