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여사'S STORY.4

갓서른둥이 작성일 14.11.12 03: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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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목숨걸고 찾아간 서울땅은 이모 생각처럼 젖과 꿀이

흐르는 파라다이스가 이니더래.

그때가 1962년 일테니 오죽 했겠어?

겨우 전쟁이 끝난지 10년이 되지도 않은 시절인데....

모두 못살고 모두 굶주리던 시절 이잖아?

이모는 한끼 밥을 위해서라면 자기가 할수있는 모든 일을

하셨다고해.

노숙을 하시면서 밥만 먹여 준다면 아무리 힘든 일도

마다않으셨대.

심지어 일이 없으시면 시장에서 쓰레기도 뒤지셔선 주린 배를

채우셨대.

그러다 시장통 거지패들에게 구역 침범했다고 죽지 않을만큼

맞기도 하시고...ㅜㅜ

식모살이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서울로 오셨지만,

11살 , 삐쩍 골은 영양실조 소녀에게 집을 맡길 사람이 누가

있겠어? 일할 사람이 넘쳐나는 판에.....


이모는 서울서도 철저한 아웃 사이더로 사신거야.

그러다 천만 요행으로 조그만 공장에 들어 가시게 되었어.

거기서 미싱 일을 배우셨대.

그땐 인권이니 근로자 복지 같은 개념은 아예 있지도 않은

시절 이었지만 그나마 사장이 좋은 분 이셔서 여공들을 위해

공장에서 가까운 집을 두어채 사들여서 지금의 기숙사 개념으로

사용을 했나봐.

작은 방 하나에 5명도 넘게 함께 써야 했지만,

그래도 따뜻한 방에 몸을 누일수있어 더없이 행복 하셨대.

밥은 월급 받으면 얼마씩 거두어 제일 어리고 막내인 이모가

거의 도맡아 하셨대.

거의 콩나물에 김치 하나, 어쩌다 고등어나 꽁치,갈치(지금은

비싼 생선인 고등어나 갈치가 그 시절엔 제일 싸고 흔한 반찬

이었음) 그리고 동태찌게 정도인 소박한 밥상 이었지만,

이모는 너무 행복 했다셔, 그냥 밥을 배 불리 먹을수 있단거

하나만 으로도.....

그때의 공장 일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살인적, 그 자체였어.

해도 뜨기전 아침에 나가서는 밤에 어두워져야 들어오고,

시도 때도 없는 야간 작업에 일요일도 일하기 일쑤고.


그래도 이모는 꾀 안부리고 열심히 일 하셨어.

그렇게 10년을 일하자 이모는 어느새 모두가 알아주는

기술자가 되신거야.

월급도 많아지고 돈도 좀 모으시고 몸도 좀 편해지셨어.

밑으로 거느린 직공들도 좀 있는 반장(?)도 되시고...

그러던 어느 날 또 불행이 찾아와.

어느날 잠을 자고 있던 고요한 밤에 사신이 찾아왔대.

연탄 가스.

이모가 너무 머리가 아파 깨어났더니 병원 이더래.

그날 밤 그렇게 가스를 맡은 5명이 다음 날 아침에 아무도

안 일어 나는걸 이상하게 생각한 다른 방 사람에게 발견이

되었는데 그땐 이미 너무 늦어서 4명은 다 죽고,

이모만 겨우 숨이 떨어지기전에 발견이 되어서 병원으로

급히 옮겨진거래.

우리 이모 명즐 참 길지?


그렇게 이모는 질긴 명줄을 이어가셨어.

근데 ,

그 사건 이후로 이모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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