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여사'S STORY.15

갓서른둥이 작성일 14.11.14 0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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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한참을 이모의 울음이 계속 되었어.

서현이 이모는 궁금 했지만 어쩌질못했데.

그날 이모는 부푼 맘으로 동생을 만났고 처음엔 참 좋았대.

살아온 얘기도 서로 하면서 핏줄에 대한 그동안의 그리움을

풀었대.

그러다 지금 어찌 사는지 하는 얘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이모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조심스레 얘기하며 지금 무속 수업을

받는 얘길 했다고 해.

그러자 얘길 듣던 동생의 눈빛이 변하더래.

10여년만에 만난 누나를 무슨 원수 보듯하며 미신에

빠졌다며 비난을 퍼붓더래.

그 남동생이 그때 목사가 되려고 신학교에 다니던 아주 독실한

기독교인 이었던거야.

그 동생의 눈엔 누나는 사탄의 꼬임에 빠진 가련한 중생 이었던

거였지.

그냥 종교가 뭔지 그리 오랜만에 만난 누나한테 그럴 필요 있나?

그 이상의 자세한 얘긴 나도몰라 ...이모가 얘길 안하니...

하지만 이해심이 그리 많으신 이모가 그날 이후로 동생을

다신 안 만났다니 대충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맘일지는

충분히 예상이 가.

지금 동생분 목사가 되었던지 교회일 하며 사시겠지?

이모는 그뒤 관심을 아예 끊으셔서 생사도 모른다하셔.

모질 땐 정말 모지셔.

이모는 그집서 착실히 몇년 수업을 하신후,

드디어 정식으로 내림을 받으시고 무속인이 되셨고

이모가 내림 받으시는 날 사람이구름처럼 모였다지.

정식 무당이 되신쯤 신 어머니이신 서현 이모 어머니가

노환으로 아프셔서 안 떠나고 옆에서 몇년 도우시다 도저히

무업을 더 하시지 못하고 접으신후 따로 독립하시어

지금 계신 바로 그 집에 터 잡으시고 그 몇년후 둥이를

만나시게돼.

이모의 슬프면서도 아픈 유년 시절 이지만 이모에게 어찌

기억 되는지 짐작을 할수있는 일이 하나 있어.

나 어린 꼬마 였을 때 하루는 이모가 춘천을 2,3일 다녀오신

일이 있었어.

나중에 알고 보니 어린시절 살던 그곳에 양지 바른땅을 사셔선

부모님과 형제들을 이장하고 오신거였어.

나도 커서 몇번 모시고 다녀왔었는데 참 잘 꾸며놨더라.

이모 부모생각하는 맘이 느껴졌어.

어릴 때 이장하고 오셨는데 얼굴이 상기되어 계신거야.

왜 그러시나 했더니 날 부르셔?

가보니 이거 보라며 뭔 낡은 나무토막 하나를 보여주시더라?

가만 보니 손으로 대충 얼굴만 깎은 나무 인형이었어.

이모가 그러더라구.

예전 어릴 때 아버지가 깎아주신 인형이라고.

거기 천으로 옷 입히며 놀았다며.

이장하러 가서 집터 둘러보다 찾았다시며 그리 즐거워 하시더라.

이모가 세상서 가져본 유일한 장난감 이셨대.

정성껏 닦아 이모가 손수 옷 해입히시고 유리 상자에 넣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시곤 지금도 시간만 나면 꺼내보셔.

인형을 쓰다듬을 때 이모 눈은 항상 애잔한 그리움에

가득하셔.

너무 오래걸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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