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

latteup 작성일 19.01.03 00: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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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시던 날들이여, 영원히 안녕…"

안녕. 아빠, 엄마, 동생들.
 안녕. 집 앞의 돌, 시냇물, 풀잎들.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
 
 명랑하고 순수한 열여섯 살 소녀 ‘왕모’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가난하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했던 시절을 소중한 추억으로 묻은 채 고단한 여정에 오른다. 숨소리로 자욱한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그렇게 ‘왕모’는 자신 안의 해말간 소녀를 떠나보낸다.
 
 삶이라는 길을 단단히 걸어가고 싶은 열여섯 소녀 '왕모'
 그녀가 건네는 세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위로를 만나다!

 

 

스크린의 첫 화면에 흰 눈으로 덮인 설산이 보이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깨끗한 설산 위 승려들의 순례 행렬에서 16살 어린 나이에 출가수행자가 된 쏘남 왕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설산의 한 소박한 마을에서 6남매의 장녀로 성장한 쏘남 왕모는 집안일을 돌보고 동생들을 보살피며 학교에 열심히 다니는 성실하고 평범한 소녀로서 어릴 적 시집가기 전의 우리 누나 또는 언니를 연상시킬 만큼 많이 닮았다.

가난하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했던 시절을 보내던 왕모는 절친 스칼라의 출가 소식을 접하고 나서 삶속에서 제일 소중하다고 여겼던 우정과 자신의 생활에 대해 회의를 품게 되고, 마침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소녀 시절을 소중한 추억으로 묻은 채 고단한 여정에 오른다.

 

할머니는 71년의 순례 길을 마치셨다.”

   

큰 길을 걷든 작은 길을 걷든 우리의 인생길은 모두 순례이다.”

   

성공적인 순례의 세 가지 요소. 그것은 인내하고, 인내하고, 또 인내하는 것이다.”

   

영화 속의 명대사를 상기하면서 인생을 괴로움이 아닌 성스러운 순례 길로 바라보는 눈이 열렸다. 그리고 성공적인 순례를 위해 인내라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들려오는 자살이나 각종 범죄 소식을 돌이켜보며 인내의 가치를 잃어버린 우리 사회의 병폐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인내하고, 또 인내하고, 끝까지 인내하라

   

판매 왕 빌 포터 이야기에서 보았던 자막의 한 구절이 순례 중이던 한 비구니 스님의 목소리와 겹치면서 가슴에 한번 더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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