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실 비치에서

latteup 작성일 18.10.08 20: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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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보다 훨씬 보수적이었을 1960년대 영국,,

여주인공 플로렌스는 클래식을 사랑하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언젠가 자신의 4중주 그룹이 큰 공연장에서 환호를 받으며 연주하는 부푼 꿈을 꾼다. 그리고 역사학을 너무나 좋아하며 자유분방하지만 솔직함이 묻어나는 남자주인공 에드워드. 그들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고 짧은 순간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을 키워가는 장면들,,영화 곳곳에 묻어나는 영국의 과거 모습들이 너무 좋았고, 전개가 조금은 답답했지만 나의 순수했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한 두 주인공의 모습은 순수하고 풋풋했다.

남녀의 대화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주인공들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이 둘이 얼마나 다른 환경속에서 성장해왔고, 너무다 다른 그 둘이 하나가 된다는게 쉽지 않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준다. 물론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과 애정으로 조금씩 조금씩 주변의 것들까지 서로 이해하고 맞춰가며 조화를 이루는데,, 그 결실을 이룬 결혼식,, 첫날밤,, 누군가는 너무나 기다리던 설레이는 순간이었고,, 또다른 누군가는 너무나 불안하고 걱정되고 조심스러운 날이었다.

 

 

 

남자 주인공 에드워드는 자신의 상처인 엄마와 가족들까지 보듬어주는 플로렌스의 모습에 더욱더 그녀에 대한 마음이 커져갔지만 에드워드는 플로렌스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알지 못했고, 또 알려고 하지않았다. 플로렌스가 과거 아버지의 성추행으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와 같은 비밀스러운 상처는 여자로서 특히나 1960년의 영국 여자로서 쉽게 얘기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에드워드는 조금 더 기다렸어야 했다. 하지만 플로렌스도, 에드워드도,, 사랑에는 너무나 서툴고 어리고,, 미성숙했다.

 첫날밤,, 체실비치 해변가에서,, 에드워드가 조금만 더 다정하게 플로렌스가 왜 자신에게 그래야만 했는지, 왜 사랑하는 에드워드와 섹스를 하는것에 있어 불안함과 거부감이 있었는지를 물어보지 않았을까,, 차마 말못할 비밀이나 상처가 있진 않은지 플로렌스를 기다려 줄 순 없었을까,, 플로렌스도 에드워드와 평생을 약속하며 믿고 사랑할 남자라면 상처에 대해서 털어놓을 순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영화 초반부에 귀여운 청년 에드워드의 모습이 한순간의 선택으로 슬프고 고독한 노인의 모습이 되었고,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그녀는 결혼을 하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신혼여행지에서 극도의 불안함, 초조함,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더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는 그토록 원하던 4중주 악단의 마지막 공연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플로렌스의 마지막 4중주 연주가 시작되고, 과거에 그들이 사랑을 나누며 약속했던 C열 9번자리에 앉아 '브라보'를 외치며 플로렌스를 향해 박수를 치며 눈물을 흘리는 에드워드,, 에드워드의 시선을 알고 있지만 외면한 채 눈물을 흘리며 연주를 이어가는 플로렌스,, 그 둘의 많은 감정이 오가는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 살아간다. 우리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고, 그것은 곧 자기자신을 위한 것이다. 한 순간의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은 분명하게 갈린다. 하지만 어떤 모습이 행복한지는 본인의 판단과 기준이지 않을까 싶다.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이나 앞으로 평생 서로를 지켜주고 기다려줘야 할 신혼부부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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